수원 팬들은 휘슬이 울리기 직전 카드 섹션 응원과 함께 '최고의 구단, 최초의 약속'이라고 적힌 대형 통천을 내걸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수원의 역사적인 얼굴도 내걸었다. 김 호(전 감독) 곽희주 서정원(현 감독) 염기훈 차범근(전 감독)의 얼굴이 펄럭였다. 화제의 중심은 역시 차 감독이었다. 2003년 연말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04년, 2008년 K리그 우승과 2005년, 2008년 리그컵, 2009년 FA컵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수원의 한 시대를 풍미한 차 감독은 2010년 6월 수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럼 왜 차 감독일까. 공교롭게 아들 차두리(35·서울)가 그 곳에 있었다. 하지만 아군이 아닌 적군의 주장이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과 서울의 올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는 그렇게 막을 올렸다. 주연 중의 주연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차두리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전 '골을 넣을 것 같은 선수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은 후 "김남춘, 오스마르, 몰리나는 골을 넣을 것 같다. 그런데 차두리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이 다시 입을 뗐다. "슈퍼매치 중 가장 기분 좋은 경기였다. 믿을 수 없는 선수가 득점을 했다."
믿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차두리였다. 차두리가 슈퍼매치에서 슈퍼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 또 하나의 역사를 완성했다. 전반 42분이었다. 연제민의 로빙 패스 미스를 가로채 20m를 질주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팀의 세 번째 골이었고, 서울은 수원을 3대0으로 완파하며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의 1대5로 대패를 깨끗이 설욕했다.
차두리와 슈퍼매치, 인연이 많다. 2013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의 데뷔전 무대가 슈퍼매치였다. 2013년 4월 14일이었다. 이름값은 특별했다. 수원팬들은 차두리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차두리는 경기 후 "내가 왜 야유를 받아야 하나"라며 억울해 했다. 그리고 "아버지도 여기에서 감독 생활을 하셨다. 또 내가 이 팀에서 유럽에 갔다가 다시 서울로 온 것도 아니다. 상대 팬들이 저라는 선수를 의식한 것 같다. 유럽에서 안 받아본 야유를 한국에서 받았는데 이것도 축구의 하나"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슈퍼매치에서 차두리는 대단했다. 수원에 밀리던 서울은 2013년과 2014년 5승1무2패로 슈퍼매치를 지배했다. 올초 1대5 대패에도 사연이 있다. 차두리는 그 날 1-1 상황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차두리가 나간 후 서울은 후반 내리 4골을 허용했다.
이날 압권은 골 뒷풀이였다. 차두리는 수원 팬들을 향해 '귀쫑긋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양 손을 귀에 대고 수원 서포터스석을 바라보며 질주했다. 기수를 돌려 벤치로 향할 때는 한 팬이 차두리를 향해 바나나를 던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골 뿐이 아니었다. 그라운드의 리더로 투지와 집중력도 넘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차두리는 "도발적인 세리머니이기는 하지만 유럽에서는 일반적"이라며 "그동안 수원팬들에게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골을 넣으니 조용해져서 그동안 들었던 이야기는 어디로 갔나 하는 생각에 하게 됐다. 항상 선수가 경기장 안에서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분도 좋고 여러가지 마음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통천에 대해서는 "아버님과 내가 K리그에서 흔적을 남겨 즐겁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K리그 흥행에 차씨 집안이 기여할 수 있어 좋다"라며 다시 웃었다.
K리그에서 통산 2호골을 터트린의 차두리의 주장 완장은 이날 최고의 빛을 토해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아이유, 남동생 얼마나 때렸길래..“'폭싹' 남매 장면 보더니 PTSD 호소해” -
아이유, 남동생 얼마나 때렸길래..“'폭싹' 남매 장면 보더니 PTSD 호소해” -
문근영, 희소병 투병 후 후덕해진 비주얼 "몸 커지면서 마음도 커져"(유퀴즈) -
이혜정, 子 이어 딸과도 절연 위기 "얻어먹고 사는것도 아닌데 왜 주눅 드는지" -
"소속 가수에 부적절한 관계 강요, 폭행" 빅나티 폭로, 스윙스 '문자공개' 정면반박 -
고우림♥김연아 오작교, 장모님이었다..“결혼 전부터 내 팬, 아내가 먼저 연락해줘” (‘전현무계획3’) -
김영철, 슬픈 가족사 "친형, 고3 때 사망..교통사고로 떠났다" -
'아내·딸 15년 숨긴' KCM, 가족사진 공개..."여기까지 15년 걸렸다"
- 1."우승한다" 허세가 아니었다...차포상 떼고 1628일 만 1위 등극, 박진만 감독이 지킨 두가지 약속
- 2.'1위-1위-1위-1위-1위-1위' 골글은 두번째 문제, 몸값 오르는 소리 들린다
- 3.'이럴수가' 출루왕이 사라졌다. 홍창기 충격 부진→천성호→박해민. LG 톱타자 대혼란[SC포커스]
- 4.김민재와 스팔레티 '감격 재회' 시동! 유벤투스 단장의 야심찬 계획…물밑 작업 START→나폴리 영광 재현 노린다
- 5.경사 났네, 경사 났어! '그래서 박지성? 손흥민?' 오현규의 행복한 이적 고민…'막상막하·용호상박' 한국 최고 인기 구단 투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