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를 생각하면 다른 선수도 생각나고."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승장 인터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사령탑이 생각하는 이번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정적인 활약을 한 여러 선수 중 한, 두명만 꼽아달라는 잔인한 질문. 김 감독은 "이 선수를 생각하면 저 선수가 생각나고, 또 다른 선수가 생각난다"며 "모두 잘했다. 4차전은 역전시키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수들이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단 투표 결과 준플레이오프 MVP가 된 이현승(32)에 대해 "안정감이 있다. (이)현승이가 뒤를 확실히 막아주니 그 앞에 나오는 투수들도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또 4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양의지(28)에 대해선 "큰 경기일수록 포수가 정말 힘들다. (양)의지가 투수를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몇 분 뒤, 이번엔 이현승과 양의지가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이현승은 1차전 승리 투수, 2차전 세이브, 4차전 세이브 등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오승환급 활약을 했다. 양의지는 3차전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지만 4차전 승부처가 되지 결정적인 한 방을 폭발하며 팀 승리에 앞장 섰다. 사령탑이 평소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두 명의 선수. 문득 서로에 대해 둘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팀 내에서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고 있고, 이들의 '찰떡 궁합'이 없었다면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현승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주 능청 맞다.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남들 모르게 긴장도 많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양)의지가 올라와서 장난을 치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면 금세 긴장감이 풀린다. 한 마디로 긍정적인 아이다. 이런 포수가 내 공을 받아주고 있으니 결과가 더 좋게 나오지 않나 싶다."
쑥스러워 하던 양의지도 이내 이현승에 대한 느낌을 떨어놨다. "2010년 군 제대하고 팀에 합류했을 때 (이)현승이 형도 트레이드로 왔다. 그 때부터 아주 잘 통하는 사람이었다. 이 형은 후배들의 말을 잘 들어 준다. 보통 후배들이 진지한 얘기를 해도 흘려 듣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후배들에게 해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따르지 않나 싶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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