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포항의 상위 스플릿 진검승부는 포항의 역습 한방으로 희비가 갈렸다. 김승대-신진호의 협업, 신진호의 버저비터 결승골로 포항이 1대0으로 이겼다.
올시즌 3경기에서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양팀은 결국 시즌 마지막 맞대결, 마지막 1분에 승부를 가렸다. '강철' 포항이 '1강' 전북을 전주성에서 무너뜨렸다.
17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90분간의 양보없는 혈투였다.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전반 20분 전후 경기는 격렬해졌다. 전반 20분 이근호가 박스안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중 넘어졌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전반 26분 이동국의 날카로운 헤딩슈팅 직후인 전반 27분 포항의 역습이 시작됐다. 최철순의 손에 볼이 닿은 후 떨어진 볼을 티아고가 노려찼지만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걸렸다. 포항이 핸들링을 주장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라운드는 더욱 뜨거워졌다. 전반 42분 김승대의 횡패스를 이어받은 티아고의 슈팅이 골대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 후반 막판 티아고가 부상해 실려나갔다. 양팀은 전반에만 나란히 6개의 슈팅, 3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이동국이 3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김승대의 슈팅은 없었다. 전반 점유율은 60%대 40%로 포항이 앞섰다.
최강희 감독은 하프타임 "포항의 미들 싸움이 예상보다도 강해서 우리의 공격이 잘 안된 면이 있다. 후반 전술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짜임새 있는 축구 원한다. 공격력이 흡족하지 않다. 조직력, 결정력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 것이 운동장에서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북이 좋은 팀이긴 하지만 우리도 못잖게 경쟁력 있다. 어웨이지만 자신감 있게 경기하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반드시 승부를 내고자 하는 뜻은 양팀 감독 모두 같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의 슈팅이 작렬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 10분 루이스 대신 레오나르도, 후반 19분 김동찬을 투입하며 '닥공'의 수위를 높였다 후반 26분엔 창과 방패의 한치 양보없는 명장면이 나왔다. 김동찬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날아오르듯 전매특허 발리슈팅을 날렸지만, 신화용 골키퍼 역시 날아오르며 놀라운 슈퍼세이브로 막아섰다. 이어진 이재성의 쇄도에 이어 포항 수비수 김광석이 위험하게 걷어낸 볼을 신화용이 펀칭해 위기를 모면했다. 2분 후 김승대의 결정적인 슈팅을 '전북 키퍼' 권순태가 막아섰다.
후반 휘슬이 우릴 대까지 골키퍼의 뜨거운 선방 맞대결은 계속됐다. 전북의 헤딩슈팅을 신화용이 막아서자마자 시작된 포항의 역습, 심동운의 슈팅은 권순태가 몸을 던져 잡아냈다. 종료 휘슬 직전인 후반 48분 전북 레오나르도의 세트피스, 전북의 전선수들이 박스안에 결집했지만, 모든 것을 건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포항의 반전이 시작됐다. 수적 우위를 활용해 곧바로 시작된 포항의 역습 속도는 무시무시했다. '라인브레이커' 김승대가 전력질주하다 문전에서, 왼쪽으로 내달리던 신진호에게 침착하게 킬패스를 건넸다. 신진호의 오른발이 번쩍 빛났다. 90분 내내 선방쇼를 펼친 권순태의 최후방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짜릿한 결승골이었다.
이날 전주성에는 1만8324명의 축구팬이 운집했다. 전북은 올시즌 총관중 30만명을 돌파하며 K리그 1강, 흥행 모범구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