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민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주 하는 말이 '끈기'와 '근성'이다. 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을 내준 뒤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승부를 해줬는데,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 초반부터 맥없이 무너져 회복불능 상태에 빠지곤 했는데, 끈기와 근성이 붙었다는 칭찬이다.
서울 삼성은 1일 열린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에서 84대93으로 패했다. 고양 오리온의 1위팀다운 저력과 뚝심에 밀렸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있었다. 고양 오리온의 강압수비에 막힌 서울 삼성은 1쿼터를 9-27로 크게 뒤진 채 마쳤다. 고양 오리온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듯 했다. 주 득점원인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 문태영이 상대의 밀착 수비에 묶여 힘을 쓰지 못했다. 한때 20점차까지 벌어졌다. 일찌감치 무너질 것 같았던 서울 삼성은 2쿼터 중반부터 기지개를 켰다.
'전반의 서울 삼성'과 '후반의 서울 삼성'은 많이 달랐다. 1~2쿼터는 31-45로 뒤졌지만, 3~4쿼터는 53-48로 앞섰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출전한 3쿼터는 35-26으로 이겼다.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으나 2점차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지난 시즌 11승43패를 기록하고 KBL 10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던 서울 삼성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 경기였다.
2일 현재 9승8패, 승률 5할2푼9리, 공동 3위. 서울 삼성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팀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팀워크가 단단해지고,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이상민 감독도 "베스트 전력을 만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시즌 경기 후반에 보여준 뒷심이 인상적이다. 앞서 열린 2경기를 살펴보자.
지난 9월 22일 열린 서울 SK 나이츠전에서 서울 삼성은 18점까지 끌려갔다. 27-43으로 뒤진 가운데 3쿼터를 시작했다. 전반 분위기를 보면 흐름을 돌리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3쿼터부터 무섭게 추격을 시작하더니, 75대72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장민국이 후반에만 15점을 퍼부으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10월 30일 전주 KCC 이지스전도 비슷했다. 14점차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에 10점을 뒤졌는데, 후반에 49-34로 상대를 압도하며 94대89로 이겼다. 자신감이 쌓이면서 지난해 만연했던 패배주의가 사라졌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에는 임동섭과 장민국 김준일 박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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