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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시다발 테러, 축구계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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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축구계도 발칵 뒤집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14일(한국시각)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350여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99%가 중태다. 이번 테러는 파리 시내 11구에 있는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을 비롯한 6곳에서 발생했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와 독일의 A매치가 펼쳐졌던 스타드 드 프랑스였다. 이날 경기는 '미리보는 유로2016 결승전'으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 경기를 관전했다. 테러리스트는 이를 노렸다. 경기장에서 두 번의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기장은 순식간에 그라운드를 떠나려는 관중들로 난장판이 됐다. 안전요원의 정리 속에 수백 명은 그라운드로 피신했다.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축구협회장은 "J 출입구 쪽에서 폭탄이 터졌다. 세 명이 사망하고 여러 부상자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미리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선수들도 관중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끝나고 소식을 접했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경기가 끝난 뒤 양팀 선수단에 테러 소식을 전했다고 밝혔다. 파리 축구장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정팀 독일 선수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올리버 비어호프 독일 A대표팀 매니저는 "모두가 폭발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폭죽 소리보다는 확실히 더 컸다"며 "라커룸에 공포감 등 평소와 다른 이상한 분위기가 깔렸다. 선수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가족에게 자신의 무사함을 알리기 위해 계속 전화를 걸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전해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테러의 전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아킴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벤치에 앉아 있던 우리는 폭발음이 들렸을 때 무슨 일인지 곧바로 알아챘다. 왜냐하면 경기 당일 낮에도 무서운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 당일 독일 선수단이 머무는 호텔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익명의 정보가 날아들었다. 독일 대표팀은 첩보를 입수하자마자 곧바로 호텔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경찰 조사 후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독일 대표팀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했다.

파리를 연고로 하는 파리생제르맹(PSG)도 리그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PSG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다가올 주말 PSG의 축구팀과 핸드볼팀은 리그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 주변 상업 시설 또한 운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PSG는 구단 공식 웹사이트 전체를 흑백 화면으로 조정하며 테러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 의사를 표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당초 예상과 달리 18일 새벽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친선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대신 희생자들의 추모전으로 치를 예정이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대부분의 일정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프랑스에서 예정된 유로2016이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스타드 드 프랑스는 유로2016 개막전과 결승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총격 테러에 이어 이번 동시다발 테러로 안전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정부가 안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회가 파행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수비수 보누치는 "브뤼셀에서 경기를 치르던 중 테러가 일어났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위험을 안고 유로2016에 참가해야 한다. 솔직히 무섭다. 책임자는 이에 대한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케 램버르트 유로2016 조직위원장은 "유로2016 개최 취소를 고려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놀아나는 것"이라며 개최의지를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