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3연패에 빛나는 춘천 우리은행 한새. 이번 시즌에도 순항중이다. 15일 청주 KB스타즈전에서 63대60으로 승리하며 1라운드를 4승1패로 마감했다. 복병 부천 KEB하나은행에 1점차 분패를 안했다면 라운드 전승. 이제 우리은행의 이름이 순위표 맨 위에 있지 않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우리은행이 강한 이유, KB스타즈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제가 부족해서…."
연장 접전이었지만, 어찌됐든 이겼다. 상대가 이번 시즌에는 최하위라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벌였던 강팀 KB스타즈였다. 감독으로서 충분히 기뻐해도 될 상황.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와 계속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어렵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위 감독이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꺼낸 말, 바로 "제가 부족해서"였다. 경기를 복기하며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한 탓입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비교적 약체이던 우리은행 감독이 돼 팀 통합 3연패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도 역량을 발휘했다. 젊지만 충분히 명장으로 인정받을만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항상 겸손하다. 그리고 많은 공부를 한다. 강팀을 이끌고 있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는 마음으로 한 경기, 한 경기를 준비한다.
위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잘 될 때도, 안될 때도 있는데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감독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KB스타즈전 4쿼터 중반까지 공격에서 무기력했던 점, 경기 막판 상대에 역전을 허용한 장면을 돌이키며 반성한 것이다.
감독이 이렇게 치열하게 매경기를 준비하니, 선수들도 이를 꽉 깨물지 않을 수 없다.
이승아 없어도 티가 안나는 팀
우리은행은 시즌 초반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제 컨디션으로 뛸 수 없다. 발목 부상 후유증 때문. KB스타즈전도 계획했던대로 딱 10분만 뛰었다.
농구에서 포인트가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남자 경기에 비해 조직력이 더욱 요구되는 여자 경기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승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클 수 있었다.
하지만 백업 포인트가드 이은혜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연장에 들어가 첫 자유투 득점으로 이어지는 파울을 얻어냈고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로 박혜진의 결정적 3점슛을 도왔다. 슈팅력이 조금은 부족하지만 근성있고 수비가 좋아 이승아가 마음놓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양지희의 백업 포워드 김단비도 알토란같은 역할을 했다. 14분53초를 뛰며 7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 중반 주전 포워드 양지희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줌과 동시에, 기록으로도 팀에 큰 도움을 줬다.
프로농구에서 어느팀이든 주전급 스타 선수들은 잘한다. 실력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결국 팀이 강해지려면 백업이 강해야 한다. 주전 선수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
위 감독은 "팀 입장에서는 이승아의 부재가 엄청난 악재지만, 이은혜 개인에게는 반대로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잘해주고 있는데, 공격에서도 더 자신감을 갖고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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