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보면 놀라실꺼에요."
13일 울산전(1대1 무)을 앞두고 수원FC 관계자가 전한 말이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9일 상주전(1대1 무)을 마치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뛰지 않은 몇몇 선수들에게 공개 경고를 보냈다. 그 결과물이 울산전 엔트리였다. 이전 경기들과 비교해 4~5명이 바뀌었다. 중원은 아예 가빌란-김종국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대다수의 지도자들은 변화 보다는 안정을 선호한다. 더욱이 수원FC는 이전까지 1승3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더 멀리 내다봤다. 생존을 넘어 목표로 한 9위에 다가서기 위한 선택이었다.
조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수원FC는 상주전과 비교해 달라진 경기력으로 '명가' 울산을 압도했다. 후반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골을 내준 것이 아쉬웠지만 시종 울산을 몰아붙이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더했다. 조 감독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 승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수원FC의 경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했다. 바뀐 엔트리로도 경쟁력을 과시하며 반짝 돌풍이 아닌 클래식에서의 롱런 가능성을 열었다.
사실 조 감독의 파격 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원FC는 챌린지에서 뛰던 지난 시즌 4라운드에서 베스트11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신예들을 중심으로 엔트리를 짰다. 주전 선수들에게 충격 요법을 주고, 주전 경쟁 유로를 노린 조 감독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수원FC는 4라운드를 기점으로 승승장구하며 클래식 승격까지 이뤄냈다. 이번에도 비슷한 맥락이다. 클래식에서 연착륙으로 마음을 놓은 주전급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또 묵묵히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에게 준비만 되면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수원FC에 스타는 없다. 클래식에서 온 선수들이라 해도 솔직히 최정상급은 아니지 않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부활하기 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뛰는 수 밖에 없다"며 "우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름 있는 선수보다 더 잘 뛰는 선수가 필요하다. 누가 나서도 열심히만 뛴다면 기본 이상은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그게 수원FC의 축구"라고 강조했다.
울산전이 남긴 성과는 또 있다. '거물 외인' 가빌란이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발렌시아, 헤타페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가빌란은 경력만 놓고 보면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전남과의 개막전 3일 앞두고 가진 인천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왼 장딴지 근육을 다쳤다. 이후 재활에만 전념하던 가빌란은 울산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조 감독은 "더 아낄려고 했는데 가빌란이 출전을 강하게 원했다"고 했다. 56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가빌란은 100%는 아니었지만 순간순간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오군지미도 이날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광주와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되어 30여분을 뛰고, 상주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45분을 소화한 오군지미는 이날 후반 27분까지 뛰며 한층 더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 42분 페널티킥으로 시즌 2호골도 넣었다. 아직 폭발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지는 못하지만 기동력과 감각은 좋아지고 있다.
수원FC는 개막 후 무패행진(1승4무)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언젠가 패배가 찾아올 것이다. 두려움은 없다. 조 감독은 "우리가 패할 수도 있지만 압박감은 없다. 수원FC는 비기는 경기가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게 바로 수원FC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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