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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에 고무된 LG, 에이스가 나타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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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올시즌 외국인 선수 2명으로 개막을 맞았다. 1선발인 헨리 소사와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 2명이 개막전을 함께 했다. 세 번째 외국인 선수가 합류한 것은 4월 22일이었다. 토론토 블르제이스 출신의 우완 스캇 코프랜드가 연봉 75만달러의 조건으로 뒤늦게 LG 유니폼을 입었다. LG가 외인 투수 영입에 신중을 기한 것은 소사와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기량을 지닌 선수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프랜드는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기량을 제대로 내보이지 못했다. 첫 등판서 3½이닝 7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2~3번째 등판서도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볼넷을 남발, 실망감을 안겼다. 코프랜드는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퇴출될 때까지 13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54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5경기에 불과했고, 무엇보다 이닝을 끌고갈 수 있는 기량이 부족했다.

결국 LG는 새로운 외인 영입에 나섰고, 수년간 공을 들인 왼손 투수 데이비드 허프를 55만달러의 조건으로 데려왔다. 허프는 전반기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전에 구원등판해 1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구위 점검을 했다. LG가 영입 당시 소개한대로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허프는 지난 21일 KBO리그 첫 선발 등판을 했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4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이어 27일 잠실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마침내 첫 승을 따냈다. 7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탈삼진 6개의 호투였다. 볼넷은 한 개밖에 없었다. 타자를 압도하는 위력적인 구위,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안정적인 제구력이 돋보였다. LG 벤치에서는 로테이션을 이끌 수 있는 투수가 등장했다며 반겼다.

28일 롯데전을 앞두고 양상문 감독은 "허프가 어제 안정적으로 잘 던졌다. 첫 선발 등판과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여유가 생겼다. 외국인 투수이긴 하지만, 수준급 좌투수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허프가 앞으로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구 스피드도 최고 152㎞까지 나왔고,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롯데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았다. 양 감독은 "제구력이 좋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제 선발로 두 경기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LG의 바람대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음을 양 감독이 확인했다는 이야기다.

허프를 상대한 롯데 조원우 감독 역시 혀를 내둘렀다. 조 감독은 "좋은 투수인 것 같다. 공도 빠르고, 템포도 빠르고, 5회까지 투구수를 보니 완투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면서 "우리 타자들이 초구에 방망이가 나가고 한 것을 보면 제구력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관건은 지금처럼 기복없이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느냐이다. 이 부문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가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빠른 투구 패턴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니고 있음을 감안하면 동료 야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양 감독은 "허프의 투구 스타일은 야수 입장에서 수비 시간이 짧으니까 타석에서 집중력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