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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리얼극장 행복' 조형기 조경훈 부자는 여느 부자보다 더 대화가 없는 부자였다.
필요에 의한 대답을 할 뿐이었다. 조형기가 "열흘도 이야기 안 한적이 있다"고 할 정도.
아들 역시 아버지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만큼 어린시절 아버지의 부재가 컸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여행이 이들 부자가 서로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던 시간이 됐을까?
10일 밤 방송된 EBS1 '리얼극장 행복'에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여행을 떠난 조형기와 조경훈 부자의 진솔한 모습이 공개됐다.
조형기에게는 자신과 같은 길을 선택한 연기자를 꿈꾸는 아들이 있다.
아들 조경훈은 "사람들이 나를 딱 봤을 때 '아, 누구 아들이구나'하고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랑 닮아야 하는데 나는 어머니쪽을 더 많이 닮았다"며 "어느 순간 그런걸 인지하고 나서부터는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 나를 나대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조형기는 "한 편으로는 그런 게 있지 않느냐. '남자는 이렇게 해야 멋있어'라는 걸 나한테 상의를 안한다"며 "그런것들을 상의할 수 있는 아빠의 범주에 들어가고 싶다"며 속내를 밝혔다.
한 공간에 있는 부자의 관계는 냉랭하고 무뚝뚝했다.
여행 중 조형기는 "자물쇠를 묶네. 부자지간에 행복하게 살자로 하나 묶을 걸 그랬나보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들고 올걸"이라고 아쉬워했지만, 아들은 대답이 없었다. 그러면서 "뭐 남자 간에..."라고 말해 조형기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아들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를 보듬어 안고 스킨십하고 그랬던 적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어린 시절 항상 바빴던 아버지를 회상했다.
오랜기간 서로에게 다가가지 않았기에 두 사람의 여행은 더욱 쉽지 않았다.
조형기는 "서로 바쁘고 아들도 학교 다니고 그럴때는 일주일 내내 이야기 못하고, 일 학년 같은 경우에는 열 흘도 이야기 안한 것 같다"고 설명해 두 사람의 관계를 가늠케 했다.
조경훈은 "(대화를) 필요에 의해서는 한다. 대화라기 보다는 대답 정도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재미있는 사람인줄 아는데 안 그런다. 집에서는 입 닫고 산다. 과묵하다"며 "소통이 잘 되는 그런 아빠와 아들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여행이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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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내의 바람대로 될까?
그러나 부자는 러시아의 추위 만큼이 차가운 관계가 이어졌다. 원래 대화가 많지 않았기에 어색한 대화는 금방 끝이 나버렸다.
조형기는 "아들이 27살이니까, 27년 동안 한 이야기를 전부 합쳐도 여기서 할 이야기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은 "나는 마음을 먹고 왔다. '이야기 좀 많이 해야겠다' 그 정도 마음가짐으로 왔다. 선전포고 이런 느낌은 아니다"며 아버지와의 나아진 관계를 예고하기도 했다.
부자의 여행 첫날밤은 대화 한마디 없이 서먹서먹했다. 그러나 부자는 얼음 낚시 중 진솔한 대화를 하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아들은 "가끔 연극과에 간 걸 후회할 때도 있다. 차라리 공부를 쭉 했으면. 연극학과를 나왔다고 하면 관련 직업이 아니고선 뽑지를 않는다. 마음이 초조하고, 친구들을 보면 샘도 난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에 조형기는"어려움이 있어야 심적으로 지치지 않는다"며 "솔직히 내가 별 이야기는 안 했어도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네가 잘했다. 네가 연기에 재주가 있다고 본다"며 아들의 연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티내지 않았지만 지켜보고 있었던 것.
특히 아들은 조형기에게 직접 마사지를 해주며 한 층 나아진 관계를 보였다. 조형기는 "마사지 받는 게 24년 만이다"며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너무 좋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행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조형기는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에 그는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던 중 눈물을 흘렸고, 아들은 "감사하고 죄송하다. 내가 먼저 다가갔어야 했다"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버지와 한 층 더 가까워진 순간이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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