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일이다. 스타 선수가 그라운드를 잠시 떠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다.'
10일, 양동현(포항)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 한 장과 짧은 글을 게재했다. 사진 속 인물은 FC서울의 이명주였다. 이명주는 9일 광주와의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발목부상을 입어 벤치로 물러났다. 정밀검진 결과 8주 진단을 받았다. 수술할 경우 3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양동현은 "나도 아파봐서 안다. 예전에 부상 때문에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명주는 6개월 뒤에 군에 가야 하는 입장이다. 어려운 선택 속에서 서울에 이적했을 것이다. 서울에 와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 팀에 도움이 되고자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많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2002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축구 유학 프로젝트에 선발돼 일찌감치 유럽 무대를 경험한 양동현은 유독 부상이 많았다. 2007년 오른발목, 2008년 왼발목을 연달아 부상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울산과 포항 등을 거치며 재기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는 리그 19경기에서 13골을 몰아넣으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픔을 겪고 일어난 양동현. 서른 넘어 전성기를 만난 양동현은 최근 A대표팀 후보로도 뽑히고 있다. '적장' 황선홍 서울 감독은 "현 시점에서는 최고의 공격수"라고 평가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양동현이 (앞으로 만날) 이란,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도 충분히 뚫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막상 양동현은 덤덤했다. 양동현은 "구단에 '인터뷰는 조금 자제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동요하지 않기 위해서다. 내가 리그에서 잘한다고 해도 선택은 감독님의 몫이다. 최종 선발되지 않으면 나만 상처를 받는다.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사람의 마음은 흔들릴 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나는 포항의 선수다. 당연히 내 팀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내 목표는 18골이다. 주변에서 말씀하시는 20골, 득점왕은 의미 없다. 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양동현은 15일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또 한 번 골사냥에 나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