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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SK 감독이 다시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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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의 수염이 어느새 길게 자라있다. 지난 달 말까지만해도 없던 수염이 다시 길었다.

사실 힐만 감독의 수염은 시즌 전 팀에 부임할 때부터 화제였다. SK와 사인을 할 때는 수염이 없었지만 캠프 때는 기르고 나타났다.

덕분에 수염은 힐만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졌다. 시범경기 때도 수염에 대한 관심은 집중됐고 "20연승을 하면 수염을 (SK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염색해보는 것도 생각해보겠다"라는 농담까지 했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나자 힐만 감독은 다시 수염을 말끔히 잘라냈다. 당시 힐만 감독은 "나는 징크스나 미신은 믿지 않는다"라면서도 "점심식사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수염이 길게 뻗어있더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면도를 하게 됐다.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는 개막 4연패를 했을 때다.

그리고 내내 말끔한 얼굴로 시즌을 치러오던 힐만 감독이 8월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8월 중순이 넘어서자 올 초처럼 수염이 제법 많이 자랐다.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전 힐만 감독은 "수염을 왜 다시 기르나"라는 질문에 "지루해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지루한 것은 못견디겠더라"고 미소지으며 "사실 수염을 기르고부터 성적도 좀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초 "징크스나 미신은 믿지 않는다"고 천명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라진 것. 이제 어떤 징크스를 만들어서라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싶은 절실함이 힐만 감독의 말에 묻어났다.

KBO리그 감독 중에는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연승 중일 때는 수염을 깎지 않는다. 지난 7월초 7연승을 했을 때도 김기태 감독은 "지난 해 수염을 깎았다가 9회말에 역전당한 기억이 있다"며 수염을 깍지 않았다.

하지만 4연패에 빠진 최근에는 매일 매일 열심히 면도를 하고 있다.

최근 '극한 직업'으로 떠오른 KBO리그 감독들에게 시즌 후반은 징크스 하나에도 매달려야하는 '웃픈' 현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