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조원우 감독은 당초 포수 3명을 엔트리에 유지하려고 했던 계획을 바꿔 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앞서 포수 나원탁을 2군에 내려보냈다. 투수 보강 차원이기도 하지만 포수 2명으로도 해볼만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제 1군 엔트리에 남아있는 포수는 김사훈과 나종덕이다. 김사훈은 지난 달 31일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1군에 등록돼 4경기 연속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에 지난 1일 NC전과 3일 한화전에서는 안타까지 터뜨리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지난 해 자주 호흡을 맞춰왔던 브룩스 레일리와는 여전히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1일 김사훈과 배터리를 이룬 레일리는 7이닝 2실점으로 롯데 투수 중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나원탁은 개막시리즈 2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2연패했다. 도루를 4개나 허용했고 실책도 나왔다. 나종덕도 이후 5경기에 선발 마스크를 썼지만 포일 하나를 기록했다. 타격에서는 11타수 5삼진 무안타로 극도로 부진했다.
김사훈은 1군에서 100경기 이상 뛴 선수다. 조 감독도 "1군에서 100경기 이상 경험한 포수다. 믿을만한 면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종덕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두 선수의 경쟁 모드를 부추겼다.
김태군의 경찰청 야구단 입대로 주전 포수를 잃은 NC는 발빠르게 베테랑 포수 정범모를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와 주전 마스크를 씌웠다. 하지만 롯데는 기존 포수들을 키우는 방법을 택했다. 때문에 확실한 주전 포수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모두 예상한 바였다.
게다가 포수 엔트리 3명으로 한시즌을 보내기는 힘들다. 다른 포지션에서 엇박자가 난다. 어차피 임시방편이었을 뿐이다. 2포수 체제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만큼 1군에 있는 포수들이 안정감있는 면모를 보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다. 김사훈과 나종덕, 두 포수 중 현재까지는 김사훈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