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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점유율 축구'로 불리는 스페인의 짧은 패스를 통한 경기 운영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했다. 유로 2008,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 제패한 기록도 남겼다. 비록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주춤했지만, 스페인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황금기다. 두 빅클럽과 탄탄한 자국리그에서 쏟아지는 젊은 피들이 가세한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목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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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점유율 이후의 파괴력이었다. 러시아는 5-3-2 수비조직으로 스페인의 PTA(PRIME TARGET AREA·페널티 에어리어 기준의 15m 구역으로 축구에서 가장 골이 많이 터지는 지역) 접근을 밀어냈다. 쉽게 공간이 벌어지지 않고 서로 커버하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러시아는 120분 간 143㎞를 뛰었다. 스페인의 자체적인 원인도 여러 가지다. 원톱 디에고 코스타가 러시아의 촘촘한 수비 블록에 막혀 고립됐다. 더 종적인 움직임으로 센터백을 끌어내서 측면의 다비드 실바나 마르코 아센시오의 뒷 공간 침투를 유도해야 했다. 후반 막판 이아고 아스파스가 투입되며 활동량은 늘었지만, 연장전 스페인의 PTA 접근 횟수는 2회에 불과했다.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도 특별한 용병술이나 전술 변화를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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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스페인이 방법론을 목적인 것처럼 움직일 때가 있다. 이번 러시아전이 그랬다. 유로와 월드컵 우승 시절의 템포와 전진 패스의 비중을 잃었다. 전진하지 못하되 뺏기지도 않으며 패배 확률을 낮추려는 의도지만, 승리 확률을 높이지도 못했다. 연장 막판까지도 롱볼에 의한 상대 위험 지역 접근은 없었다. 러시아가 수비에 집중하고 스페인의 전진성이 사라졌기에 더 높은 점유율과 패스횟수(1137회)만 남겼다. 긍정적 의미를 담을 수 없는 데이터다. 포르투갈에 3골을 터뜨렸지만, 이란-모로코-러시아에 300분 동안 3골에 그친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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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페인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포지션 플레이를 연구하는 전 세계 축구인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은 강팀이 수비 조직을 잘 준비한 약팀에 대거 고전 중이다. 대한민국 대표팀 관점에선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아시안컵에서 고생하던 최근 몇 년이 떠올랐다. 결국 축구 전술은 빠르게 돌고 있다. 이 시대에 맞도록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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