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으로도, 그리고 도의적으로도 지금은 관망이 정답이다. 적어도 이점에 관해서는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의 말이 옳다.
최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연이어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주초부터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좌완 선발후보였던 차우찬(LG 트윈스)과 내야수 박민우(NC 다이노스) 그리고 무엇보다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감이었던 최 정(SK 와이번스)까지 무려 세 명의 선수가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현재 모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채 서둘러 치료와 재활에 들어갔다.
대사를 앞두고 발생한 부상 이슈는 대표팀에 큰 악재다. 또한 선수 개인에게도 상당히 아쉽고 비통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의 불씨 또한 여전히 살아있다. 8월18일 대표팀 소집 전까지 이 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적으로, 혹은 그에 가깝게 회복되지 말란 법이 없다. 여러 치료 노하우와 기술이 발달해 예전보다 부상에 대한 치료 기간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또 성과도 상당히 좋다.
이런 이유로 선동열 감독과 KBO는 공식적으로 '관망'의 입장을 내놨다. 선 감독은 25일 오후, 최 정의 부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 가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상당히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서는 (치료)상황을 좀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리고 본지가 이런 입장을 기사화한 뒤 곧바로 KBO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 정 부상 관련'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공식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연스러운 대처고, 당연한 이야기다. 지금 시점에서 대뜸 '엔트리 교체'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경솔한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체 선수로 벌써 언급이 되는 몇몇 선수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지금 선 감독의 말 한마디가 가진 의미가 그렇다.
예를 들어 지금 특정 선수나 후보자들의 이름을 언급했다가 원래 멤버가 회복이라도 하는 날에는 어쩔 것인가. 반대로 교체 시점에 해당 후보선수가 슬럼프에 빠져있거나 부상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 누군가의 이름이 등장하는 건, 기존 멤버나 후보 선수에 모두에게 실례가 되는 경솔한 일이다..
일부 팬들은 선 감독이 지금 당장 결단을 내리길 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관망'을 택한 선 감독의 판단이 맞다. 지켜보고 기다릴 때다. 나중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이런 부상에 따른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 예비 엔트리에 좋은 자원도 많다. 굳이 지금 '대체 후보 0순위' 같은 건 따져보지 않아도 된다. 꼭 교체가 필요하게 된다면, 해당 시점의 순수 기록 지표만 보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답이 쉽게 나온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