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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칠레]'일회성 아니다!' 소녀부대의 역습, 수원도 집어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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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127명.'

이번에도 매진이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칠레전은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고양종합운동장·3만6217명)에 이은 매진 행렬이다. 여성파워가 돋보였다.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장소가 있었다. 프리미엄 S존이다. 좌석당 무려 35만원. 가장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다만, 오직 23명 만이 이 특별함을 누릴 수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 프리미엄 S존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놀라운 사실은 23명 중 무려 21명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이다. 프리미엄 S존에 앉은 2명의 남성 팬은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 했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스포츠로 여겨졌던 축구. 트렌드가 바뀌었다. 이쯤되면 여성팬 전성 시대다. 실제로 이주희(16)는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칠레전도 보러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조는 있었다. 코스타리카전은 물론이고 지난 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데이 행사가 그 예다. 특히 오픈 트레이닝데이에는 1100여 명의 팬이 현장을 찾았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성, 그중에서도 10대 팬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연령층이 확실히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제 막 축구에 입문한 케이스였다.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 축구 열기에 동참한 팬들. 군포에서 왔다는 송서경 문수민양(이상 15)은 "러시아월드컵을 보고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승우와 김민재를 좋아한다"고 호호 웃었다. 이들은 이날 처음으로 축구장을 찾았다.

식었던 관심을 다시금 꺼내든 이들도 있다. 천안에서 온 우승희 이한별씨(이상 21)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축구를 열심히 봤다. 그러나 중고등학생 시절 공부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다시 경기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축구 마니아'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중학교 축구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정하영양(15)은 "K리그는 빼놓지 않고 본다. 이번에는 A매치도 관람하러 왔다. 여자 축구도 A매치가 많아져서 더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에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여성팬 열기. 고양에 이어 수원까지 강타한 여성파워가 '한국 축구의 희망'을 밝히고 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