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힘들지만, 주변 응원에 힘이 나요."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 보유자 김도연(25·K-water)의 도전은 계속된다.
김도연은 한국 여자 마라톤의 희망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18일에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9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해 2시간25분41초를 기록하며, 21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7년 권은주가 세운 2시간26분12초.
김도연은 현재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5000m(15분34초17), 하프마라톤(1시간11분14초) 한국 신기록 보유자다. 마라톤 신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지난 3월 코카콜라 체육대상(스포츠조선 제정·코카콜라 후원) 월간 MVP를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으로 분주했던 김도연을 20일 수자원공사 운동장에서 만났다.
상패를 건네 받은 김도연은 "모든 종목을 통틀어 선정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정말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도연은 주 종목을 마라톤으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라톤 역사를 다시 썼다. 그는 "몸을 풀 때부터, 몸이 잘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잘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한국 기록을 목표로 훈련을 해왔고, 컨디션만 좋으면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당시 충분히 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도연은 "아직도 마라톤이 익숙하진 않다. 원래 5000m 선수였는데, 마라톤은 페이스가 더 늦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뛰기가 편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연이 육상을 정식으로 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그는 "원래 운동을 한 건 아니다. 부모님도 운동 선수 출신이 아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체력장을 했는데,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선생님의 권유로 서울체육중학교에 편입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첫 경기는 800m였고, 이후 3000m를 주 종목으로 뛰어왔다"면서 "장거리는 노력을 통해 기량이 좋아질 수 있다. 처음 시작한 뒤 또래보다 기량이 금세 좋아졌다. 타고난 부분도 조금은 있다"고 했다.
출중한 기량으로 한국 신기록을 하나씩 경신했다. 지난 8월에는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큰 규모의 종합대회는 첫 출전. '신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로 부담감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에 발목 잡혔다. 김도연은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했다. 열심히 했는데 욕심을 내다 보니 부상이 왔다. 훈련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했지만, 훈련량이 부족한 게 경기에서 나타나더라. 완주하고 눈물을 흘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회 전 훈련이 잘 안 된 상황에서 주변에서 메달 얘기가 나와 부담감도 느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는 지금 새로운 도전의 길 위에 서있다. 2년 후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김도연은 "스물네살 때, 올림픽(2016년 리우올림픽)이 열렸다. 기준 기록으로 볼 때, 마라톤을 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라톤을 택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어느덧 꿈의 무대에 근접해 있다. 김도연은 "현실적으로 금메달은 어렵다. 그러나 메달을 따고 싶은 게 목표다. 훈련을 잘 견뎌서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의 응원과 책임감을 등에 업고 달린다. 김도연은 "사실 마라톤은 훈련이 정말 힘들다. 하지만 경기를 할 때 시민 분들이나, 러닝 크루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서 재미를 많이 느꼈다"면서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신다. 부담감도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 한다. 또 최근 육상에 관심을 더 가져주시니 감사하다. 상을 또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대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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