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주전 3루수이자, 3번 타자로 활약했던 한화 이글스 송광민이 2군으로 내려갔다. 3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궁금해 하실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린다"며 현장을 찾은 10여명의 취재진에게 송광민의 2군행을 알렸다.
한 감독은 "송광민을 2군으로 내렸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몸이 좀 안 좋다고 한다. 그냥 몸이 좋지 않다고 한다. 대신 김태연을 1군에 올렸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1, 2군 엔트리 변동이다. 하지만 한 감독은 뭔가 할 말이 더 남은 듯 보였다. 한 감독은 처음에는 "자꾸 말하다 보면 내 마음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말을 아끼겠다"고 했지만, 거듭된 질문에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한 감독은 "나는 팀만 생각한다. 팀이 만들어온 것을 부정해선 안된다. 누구나 개인적인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에 팀 플레이에 위배되는 생각과 행동은 안 된다"며 뼈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송광민은 지난 2일 팀 배팅훈련에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갑자기 '악'하며 옆구리를 부여 잡았다. 이후 병원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송광민 본인은 통증이 있다고 했다. 하루 정도 경과를 더 보기로 했고, 3일 오전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에게 "대타라도 가능하겠느냐"라고 물었고, 송광민은 대타도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는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과 통증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하지만 병원 검진에서도 전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라 코칭스태프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송광민은 최근 FA일수를 다 채웠다. FA를 앞두고 벌어지는 상황에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구단 내부에서도 당황한 빛이 역력하다.
송광민과 한용덕 감독의 갈등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송광민 입장에서는 한 감독의 젊은 선수 중용 마인드가 때로 서운할 때가 있었다. 인터뷰에서 베테랑들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언급 뒤 한 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초 1루수비 병행을 두고 송광민은 적잖은 체력부담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묵묵하게 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감정 밀당도 있었다. 지난 7월 24일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3주 남짓 치료와 재활을 했는데 그 당시에도 송광민과 한용덕 감독은 대립했다. 송광민의 이런 저런 행동이 불만 때문이라고 판단한 한용덕 감독이 공개적으로 야단을 쳤다.
직후 송광민이 부상을 언급했고 한 감독은 송광민의 즉각적인 행동에 서운함을 표했지만 실제로 검진 결과 허벅지 근육손상(1㎝)이 발견됐다. 이후 3주간의 치료와 재활 기간 동안 송광민은 열심을 다했고, 한 감독의 마음도 상당부분 누그러졌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놓고 또다시 긴장감이 형성됐고, 결국 한 감독이 1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속상함을 토로하고 말았다. 송광민은 부상, 한화 코칭스태프는 부상보다는 태업으로 이를 인식하고 있다. 사실 2군행은 송광민 본인이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송광민을 넣을 것이냐는 질문에 한 감독은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넣지 않을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셈이다. 한화는 3일 롯데전에서 7대6으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방망이가 허약한 현실을 감안하면 송광민이 아쉬운 상황이다. 3루수로 김회성 김태연 오선진이 있지만 수비는 몰라도 공격은 턱없이 부족하다. 송광민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113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18홈런 79타점을 기록중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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