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신인왕은 KT 위즈 강백호가 따논 당상이다. 경쟁자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압도적인 성적, 압도적인 위치가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를 예상케 한다.
강백호는 3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7호 홈런을 날렸다. 0-3으로 뒤진 5회초 2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 선발 김영준의 142㎞ 한복판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30m 홈런을 날렸다.
시즌 27번째 홈런으로 역대 신인 최다 홈런 2위인 1991년 김기태(쌍방울 레이더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위는 1996년 박재홍(현대 유니콘스)이 기록한 30홈런이다. 박재홍의 기록을 넘어서기에는 경기수가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몰아치기'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타자가 신인왕 후보로 올랐다는 것은 타고투저의 또다른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주목할 것은 강백호가 올시즌 타격과 수비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곁에서 지켜본 김진욱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올시즌 우리 팀의 가장 큰 성과는 강백호의 성장이다.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향상됐다"고 했다.
강백호는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8리(500타수 144안타) 27홈런 76타점 102득점을 기록했다. 톱타자로서 득점 부문 7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기존 선수들 못지 않은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는 게 그의 성장세를 돋보이게 한다. 김 감독은 "타구 속도와 발사각의 향상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좌익수 수비에서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외야 수비도 확실히 좋아졌다. 특히 타구를 판단해 스타트하는 것이 빨라졌다"며 "지난 번 대구에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그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정말 빠른 스타트로 잡아내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백호가 이처럼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수에 걸쳐 감탄을 쏟아내게 하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체력이다. 타격폼은 시즌 초와 비교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지만, 상대 투수들에 대한 연구는 하루도 쉰 적이 없다고 한다.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진 것은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시즌 중 기복이 있었지만, 프로 첫 시즌에 잘 적응했다. 체력과 적응력에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입증해 줬다"고 했다.
다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좀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지적이다. 상황에 따른 플레이를 말함이다.
강백호는 이날 경기 후 "기록을 세운 것보다 팀이 승리한 게 더 기분 좋다. 홈런보다는 출루에 더 신경쓰고 있다. 경기에 임할 때 이타적인 팀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감독은 투수로서도 활용가치가 있는 강백호에 대해 시즌 막판 이벤트 성격으로 마운드에 올리는 것에 대해 "그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부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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