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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경험' 레전드 차범근 "처음 가본 평양, 스포츠 교류 희망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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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평양 방문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지난 9월 18~20일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 전 감독은 특별수행원 역할을 맡아 평양을 방문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체육, 문화,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의 특별수행원 52명이 함께 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이번 정상 회담에서 차 전 감독을 앞세워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경평 축구, 유소년 교류 등 다양한 교류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차 전 감독은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은 특별수행원 역할을 마친 뒤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유소년 육성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북부교육지원청과 함께 개최한 '차범근 축구교실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차 전 감독은 이날 열린 토너먼트 경기를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대회 중간 중간 쏟아지는 사진 촬영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회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학생들을 위한 사인회 시간을 가졌다. 차 전 감독은 "학생들은 이런 기회로 꿈을 가질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나도 겪어봤던 일이다. 이런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방북 경험에 대해서도 물었다. 차 전 감독은 "남과 북이 다방면에서 화해 무드로 가고 있다. 스포츠인으로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처음 가본 평양과 백두산 천지였다.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스포츠도 앞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북 당시 '월드컵 공동 개최', '경평 축구' 등 다양한 얘기고 쏟아져 나왔다. 그는 "특별수행원으로 가게 됐고, 구체적인 건 아직 없다. 일단 교류를 하기 위해선 서로 얼굴을 보고 해야 무리가 없다. 윗 분들도 만나야 하지만, 만나야 할 다른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시작해서 얼어 붙은 마음을 서로 녹이고 화합하는 과정인 것 같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은 선수 시절 1979년부터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의 상황이었다. 그는 "내가 1990년에 한국에 돌아와서 통일이 됐기 때문에 그런 상황들을 잘 안다. 민간 교류가 함께 진행돼야 다음이 있다. 통일이 됐을 때도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은 평양에 가기 전,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북한 축구 대표팀을 맡았던 욘 안데르센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만났다. 1980년대 독일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해온 친분이 있었다. 또한, 북한 축구의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이기 때문에 차 전 감독이 찾았다. 차 전 감독은 "북한의 사정을 듣고 싶었다. 모르고 가는 것보다 하나라도 알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많이, 그리고 충분히 느꼈다"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교류가 훨씬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가본 북한 역시 이전에 들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안데르센 감독을 통해서도 그런 점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유소년 교류도 연장 선상에 있다. 차 전 감독은 "어떤 교류든 가능하다. 상황이 좋아진다면, 유소년 교류도 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