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축구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두 팀에는 변화가 생겼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장고 끝에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을 영입했다. 최종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일본은 월드컵을 앞둔 지난 4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일본축구협회는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중요한 대회 전에 잡음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은 악재를 딛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서 벨기에와 접전 끝에 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그럼에도 일본은 당초 계획대로 월드컵 직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선임했다. 21세 이하 대표팀을 함께 맡기는 일본의 장기 플랜이었다.
각기 다른 노선 속에서 두 팀의 색깔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색은 다르지만 동반성장 궤적은 또렷하다.
한국은 벤투 감독 취임 후 2승2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파나마에 2대2로 비겼지만, 칠레(0대0 무), 우루과이(2대1 승) 등 강팀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축구를 보여줬다. 빌드업과 빠른 공격 전환, 그리고 지배하는 축구를 지향했다. 선수들이 아직 새 전술에 100% 녹아든 건 아니지만 4경기 연속 무승부는 의미가 컸다. 발전한 경기력과 비례해 한국 축구의 인기도 살아나고 있다. 선수들은 급상승한 인기에 책임감을 갖고 뛰고 있다.
일본도 같은 팀들을 상대했다. 지진 여파로 칠레와 경기를 치르지 못했으나, 9~10월 A매치에서 코스타리카(3대0 승)와 파나마(3대0 승)를 차례로 격파했다. 16일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4대3으로 이겼다. 모리야스 체제에서 3연승을 달렸다. 세대 교체 속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룬 파나마전과 정예 멤버가 나선 우루과이전 모두 승리를 따냈다. 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은 "일본은 스피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역시 "일본은 잘 달리고 민첩한 선수들로 이루어져있다. 성장하는 길에 있다"고 칭찬했다.
반가운 아시아 국가의 동반 성장이다. 전통의 강호를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두 팀이 나란히 기본 토대 속에서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 성장세에 따라 향후 전력도 달라질 수 있다. 순항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오는 2019년 1월 UAE에서 열리는 AFC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눈앞에 둔 가장 큰 대회다. 이변이 없는 한 두 팀은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만약 두 팀이 나란히 1위로 16강에 오른다면,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다. 새 감독 체제에서 두 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 훨씬 흥미로워질 한·일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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