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의 경험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건 상식이다. 늘 노련미를 바탕으로 침착하게 승부에 임한 팀이 마지막에 웃었다는 게 증명됐다. 하지만 '패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 겁 없이 달려드는, 이른 바 '미친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팀은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도 했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대결은 이런 무형의 전력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대전 모임공간 국보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양팀 대표 선수들인 송은범(한화)과 김하성(넥센)이 각각 '경험'과 '패기'로 기 싸움을 펼쳤다.
먼저 송은범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팀에 베테랑이 많아서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큰 경기 경험이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실수하면 위축되지만, 베테랑들은 이런 경험이 많아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비롯해 정우람과 김태균 이용규 정근우 이성열 등 베테랑이 중심인 한화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분히 젊은 선수 위주의 넥센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하다.
그러자 곧바로 김하성이 반론을 제기했다. 김하성은 "우리는 젊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할 수 있다. 비록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 실수하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우리 팀에도 위에 (경험있는)좋은 선배들이 있다. 그 선배들을 믿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단 모두 패기 있게 경기에 임할 것이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말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분명 경험도 중요하고, 그에 못지 않게 패기도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건 선수간의 신구조화에 따른 경험과 패기의 적절한 배분일 것이다. 사실 한화에 베테랑이 많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포스트시즌만 놓고 보면 넥센의 최근 경험치가 더 많다. 한화는 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라고 해도 포스트시즌에는 오랜만에 올라오는 셈이다. 김태균은 11년, 송은범은 6년 만이다. 게다가 젊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아예 없다.
반면 넥센은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었다. 비록 지난해에는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어도 포스트시즌 경험의 신선도 면에서는 한화보다 앞선다.
경험과 패기, 어느 쪽이 더 앞설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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