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선수 출신 단장이 또 탄생했다. KT 위즈가 스타 출신인 이숭용 타격코치(47)를 신임 단장에 선임했다.
KT 구단은 18일 "올 시즌 성적 부진과 관련해 임종택 단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구단의 체질을 개선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육성-운영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야구인 출신인 이숭용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팀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단장을 맡게 돼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5년 동안 선수단을 지켜보고 함께 땀흘렸던 지도자 경험을 잘 살려서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육성 시스템과 KT만의 팀 컬러를 갖추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중앙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4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 단장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할 때까지 18년 통산 2할8푼1리의 타율과 162홈런, 857타점을 기록했다. 또 선수 시절 5년간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며 리더십을 발휘했고, 한국시리즈를 4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다. 은퇴 후에는 2012~2013년 2년간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이 단장은 KT가 창단한 2014년 팀에 합류했다. 이후 올해까지 1-2군을 오가며 타격코치를 맡아 선수들을 지도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선수 출신 단장은 두산 베어스 김태룡, 한화 이글스 박종훈, SK 와이번스 염경엽, LG 트윈스 양상문, 넥센 히어로즈 고형욱, KIA 타이거즈 조계현 단장, 이숭용 단장까지 총 7명이다. KT가 선수 출신 단장을 선임한 배경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 출신 인사에게 야구단 실무를 맡겨 성공한 타 구단의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선수 출신이 단장으로 있는 두산과 SK, 한화, 넥센, KIA는 올 시즌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특히 두산의 경우 김태룡 단장 체제에서 2015년과 2016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올해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SK도 염경엽 단장이 부임한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올 시즌에는 두산에 이어 정규시즌 2위로 점프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선수 출신 단장의 장점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앞세워 선수 육성과 영입, 관리 등 전력을 구성하는데 있어 '행정' 출신과는 달리 현장과의 업무력을 실질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은 감독, 프런트는 단장, 전체 총괄은 사장이 하는 이른바 뚜렷한 경영 분담을 통해 구단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단장은 지난 5년 동안 코치로서 선수 육성과 타격 지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게 구단의 평가다. 프런트의 실무 수장으로서 선수단과 프런트간 의사 소통, 유기적인 업무 추진에 적합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16년 10월 3년 계약을 한 김진욱 감독도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계약기간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자진자퇴했다. KT는 후임 감독에 대해 이 단장을 중심으로 후보를 물색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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