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배우 이광기가 신종플루로 잃은 아들 석규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18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는 이광기 가족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이광기는 지난 2009년, 7세 어린나이에 세상을 떠난 석규를 언급했다. 그는 "그때는 사실 아내하고 저하고 죄짓는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우리 아이를 보내고 나니까"라며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전날까지 너무나도 멀쩡하던 아이가 그냥 시름시름해서 병원에 갔더니 '신종플루'라고 하더라. 치료하면 낫겠지 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이아이가 응급실에 들어가고 그 응급실에서 내가 보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그리고 내가 보는 앞에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이광기는 "그냥 간 거죠"라고 어렵게 입을 떼며 "그때는 그냥 나도 모르게 주저앉게 되더라"고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병원에서 한없이 울었던 것 같다. 인간 이광기로서. 누가 보든 말든 그냥 우리 아이 이름만 한없이 불렀다"고 말하며 터져 나오는 눈물을 닦았다.
천사가 된 아들이 너무 그리웠다는 이광기. 그는 "(아이가 떠나고)너무 답답해서 베란다까지 올라갔다가 비상계단 창문을 여는데 11월 찬바람이 나의 화기, 열기, 분노를 식혀줬다. 단순하게 전 그게 너무 좋아서 내 몸이 자꾸 앞으로 내려가더라. 내가 까치발을 하고 있더라. 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도 두렵지가 않더라. 그러면서도 눈물이 흐르더라"라며 "마지막으로 아이 얼굴 한 번 더 봐야지 하면서 하늘에 있는 그 아이 얼굴을 보는데 하늘의 별이 너무 예쁘게 반짝였다. 너무 예쁜 별들이 반짝이니까 별과 대화하고 싶었다. 그때 '저 별 중 예쁜 별이 우리 아이겠지, 우리 아이 정말 천국에 있는거 맞나? 천국에 갔을 거다. 아이들은 다 천사가 된다 그러는데 우리 아이도 천사가 됐을 거다'고 나 혼자 계속 되새겼다. 잠깐 그 순간 감사함이 생겼다. 어떤 감사함이냐면 '우리 아이가 7살, 제일 예쁜 모습만 내 기억 속에 남겨주셨네,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셨네, 영원히 내 기억 속엔 가장 예쁜 모습만 남겨주셨구나'였다"고 말했다.
차마 아들의 주민등록등본에서 말소를 못했다는 이광기는 "가만 놔뒀더니 집으로 취학통지서가 날아온 걸 보고 아내와 엄청 울었다. 우리가 잡고 있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자꾸 아이를 생각하게 되고 더 아파하는구나. 그래서 동사무소를 갔는데 그 계단,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 아이를 떠나보내는 게.."라면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아픈 마음을 토로했다.
그렇게 어렵게 말소를 한 이광기는 "그때 마침 아들의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다. 취학통지서를 받은 느낌과 비슷했다. 통장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돈을 찾을 수가 없었다. (보험금)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부단체에 아들 보험금 전액을 기부했다"고 비통했던 당시 심경을 밝혔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