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답지 않은 선택이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회초 상대 김태균에게 결승 적시타를 허용하고 3대4로 패했다. 2회 대량 실점 위기에서 상대 공격을 삼중살로 막아내고, 경기 내내 역전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한 가운데 통한의 결승타를 내주고 말았다.
그 전 상황은 제쳐두고, 9회 결승타 장면을 돌이키면 넥센은 아쉽기만 하다. 넥센은 좌완 오주원으로 마운드를 끌고가다 9회 1사 1루 상황서 우완 필승조 이보근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승부처이기에 우타자 상대 우투수를 내는 건 정해진 수순. 그리고 이보근은 넥센이 가장 믿는 투수였다.
하지만 이보근은 산전수전 다 겪은 국내 최고 타자 중 1명인 김태균을 상대로 너무 정직한 승부를 했다. 이보근은 김태균을 상대로 초구 144km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졌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 이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 김태균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을 우중간으로 밀어냈다.
만약, 이보근이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였다면 초구 한가운데 승부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힘은 아니었다. 그리고 김태균은 국내 타자 중 공을 보는 눈이 가장 좋고, 배트에 공을 맞히는 능력도 뛰어난 타자다. 욕심 내지 않고 가볍게 밀어칠 수 있는 김태균에게 이 안일은 공은 너무 좋은 먹잇감이었다. 변화구를 선택하든, 코스를 어렵게 가든 공 1개를 투자해 타자가 무엇을 노리는 지 볼 필요가 있었다.
한화는 8회말 위기에서 지체 없이 마무리 정우람을 올리는 등 내일이 없는 야구를 했다. 반면, 넥센은 2연승으로 앞서나가기에 조금 여유가 있었다. 3차전에서 무조건 끝내겠다는 각오는 보여줬지만, 경기 운영은 정규시즌과 비슷했다. 김태균 상대 승부처라 생각했다면 기세가 좋은 마무리 김상수 카드는 어땠을까. 물론, 이 모든 게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는 있다. 그래서 야구가 어렵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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