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아이돌 팬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약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아이돌 팬덤이 통신업계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5G 상용화를 앞둔 이통사들의 아이돌 팬심을 공략하는 마케팅은 더욱 활기를 뛸 전망이다.
아이돌 팬들은 스타와 관계된 것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자'들인 동시에 통신업계에서는 데이터 '헤비 유저(heavy user)'로 통한다. 초고속 대용량 통신인 5G 도입을 앞두고 통신사들이 아이돌 팬덤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에 통신사들은 최근 아이돌 팬 맞춤형 기능을 탑재한 전용 모바일 서비스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U+아이돌라이브(Live)'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음악방송 프로그램 영상을 최대 3명까지 실시간으로 원하는 멤버를 골라보거나, 무대 정면, 옆, 후면에서 촬영한 영상을 골라볼 수 있다. 또 생방송 중 놓친 영상을 다시 볼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면 미리 알려주는 '방송 출연 알림 받기'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박종욱 LG유플러스 상무는 "타깃 U+프로야구는 3040, U+골프는 5060이라면 U+아이돌라이브는 1020 세대"라며 "내년 5G가 상용화되면 엄청난 서비스들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에서 11월부터 선보일 '공연 영상' 서비스를 통해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골라보는 '직캠 영상'을 제공한다.
KT가 최대 주주인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은 동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특히 CJ디지털뮤직이 보유한 엠넷닷컴의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활용할 계획이다.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된 콘텐츠도 강화한다.
통신사들은 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기획사, 방송사와 서둘러 손을 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아이돌라이브'를 위해 케이블 방송사 SBS플러스와 손을 잡았고, KT는 YG엔터테인먼트, SK브로드밴드는 YG,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와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통신 3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5G 시장 선점이다. 아이돌 팬덤을 5G 시장으로 끌어와 초기 이용자를 확보하고, 5G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은 아이돌 팬들의 높은 데이터 수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아이돌 팬 832명을 조사한 결과 아이돌 팬들은 하루 1시간 이상 영상을 보는 비중이 45%에 달했고, 7%는 3시간 이상 시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이용자의 평균 동영상 시청시간이 1시간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아이돌은 이미 LTE 기반의 현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옥수수가 지난 5월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첸백시 일본편'은 공개 39일 만에 조회 수 2000만건을 돌파했다. 또 올레tv 모바일이 2016년 말 선보인 아이돌 예능 '아미고TV'는 석 달 만에 1000만뷰를 넘어서며 시즌4까지 나왔다.
이통사들이 아이돌 콘텐츠에 집중하기 시작한데는 네이버와 유튜브가 아이돌 콘텐츠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지난 8월 네이버의 동영상 라이브 플랫폼인 브이라이브(V LIVE)는 누적 재생수 34억건을 돌파했고, 유튜브 국내 이용자의 사용시간은 10대를 중심으로 1년 새 42%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세는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통사에게는 아이돌 관련 콘텐츠 개발이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며 "향후 보다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이통사별로 인기 아이돌 소속사와의 활발한 접촉이 경쟁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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