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닝'의 꿈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넥센 간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초반부터 한화 타선이 터졌다. 2회초 선두 타자 이성열이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김태균, 하주석, 최재훈의 연속 3안타로 한화가 2-0을 만들었다. 1,2차전 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한화로선 천금과 같은 선제 득점이었다. 이어진 무사 1,2루. 한화가 대량 득점으로 흐름을 완전히 잡아끌 찬스를 잡았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마운드에 올리며 '스윕'을 노렸던 넥센으로선 생각지도 못한 위기였다.
한화 8번 타자 김회성은 번트 동작을 취하면서 브리검을 흔들고자 했다. 하지만 초구 번트가 파울이 됐고, 브리검은 2구째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김회성을 몰아붙였다. 김회성도 한 차례 커트 뒤 두 개의 볼을 골라내면서 볼카운트 2B2S.
브리검은 6구째 148㎞ 바깥쪽 직구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자 했고, 김회성은 방망이를 돌렸다. 곧이어 거짓말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좌측 라인을 타고 흐른 공을 넥센 3루수 김민성이 잡아 3루를 밟은 뒤 침착하게 2루로 공을 뿌렸다. 2루수 송성문 역시 차분하게 베이스를 터치하고 1루수 박병호에게 송구했고,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지난 2003년 10월 4일 대구 SK-삼성 준플레이오프 1차전(7회말 김한수 타석, SK수비), 2004년 10월 29일 잠실 현대-삼성 한국시리즈 7차전(1회초 양준혁 타석, 현대수비)에 이어 무려 14년 만이자 역대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3호, 준플레이오프 2호 트리플플레이(삼중살)이었다. "최강 한화"를 외치던 3루측 원정팀 관중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이 흘렀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한 오늘의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였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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