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처럼 기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고민 끝에 결국 신인 파이어볼러 안우진(19)의 플레이오프 활용법을 결정했다. 완전한 선발 전환 카드도 생각해봤지만, 현재 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준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롱 릴리프로 중간에 남겨두고, 요긴할 때 활용하는 게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3승1패로 통과한 넥센은 24일 하루를 온전히 휴식일로 보낸 뒤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팀 훈련을 진행했다. 그간 쌓인 선수들의 피로감을 감안해 이날 훈련은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여 동안 컨디셔닝 위주로 가볍게 진행됐다.
선수단을 진두지휘 하던 넥센 장정석 감독은 팀 훈련이 마무리될 무렵 현장 취재진과 만나 지난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치르게 될 플레이오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뜻밖의 맹활약으로 2승을 따낸 안우진의 플레이오프 활용방안이었다.
안우진은 올해 포스트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20일)과 4차전(23일) 때 롱 릴리프로 투입돼 긴 이닝을 버텨주며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차전 때는 한현희(3이닝 4안타 6 4사구 4실점)-오주원(⅔이닝 1안타)에 이어 4회말 2사 때 나와 3⅓이닝을 2피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덕분에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데일리 MVP까지 거머쥐었다.
4차전 역시 선발 이승호가 3⅓이닝 만에 교체된 뒤 마운드에 올라 9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5⅔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으로 역시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안우진의 임팩트는 상당했다. 최고 154㎞까지 나온 강속구와 140㎞대 고속슬라이더를 앞세운 파워피칭으로 가을 잔치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이런 안우진의 호투에 장정석 감독도 상당히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장 감독은 "사실 안우진이 그렇게까지 잘 해줄 줄은 몰랐다. 잘해야 1~2이닝 정도 임팩트 있게 잘 막아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준플레이오프에서 정말 기대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면서 "원래 멘탈이 강한 선수인데,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듯 하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장 감독은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안우진에게 같은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안우진을 아예 4선발로 쓰는 방법도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면 이승호가 중간으로 가야 하는데, 이승호는 불펜으로 가면 불안해진다. 때문에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안우진을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중간에서 대기시켜 놨다가 선발이 초반에 흔들렸을 때 조커로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과연 안우진이 준플레이오프 때 보여줬던 '에이스급 호투'를 SK 타자를 상대로도 계속 이어갈 지 주목된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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