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는 더 재밌다."
역시 '추남' 박정권이었다.
박정권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양팀이 8-8로 맞서던 9회말 1사 1루 상황서 넥센 마무리 감상수를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렸다. 8-3으로 앞서던 경기 7회 상대에 홈런 2방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해 분위기상 패색이 짙어진 경기. 박정권이 중요한 순간 결정적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 소감은?
포스트시즌 첫 경기 매우 중요한데, 우리 팀 좋은 분위기로 가다 7회 상대에 동점을 내주며 분위기가 다운됐다. 9회초 위기가 왔을 때 잘 막고 역전을 안당해 역전을 할 수 있었다. 홈런, 안타를 친다기보다 1루와 2루 사이 공간이 많이 있어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내놓자고 가볍게 친다고 했는데 결과가 너무 잘나왔다.
-홈런 치고 너무 기뻐하던데.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웃음), 동료들이 너무 좋아하니 나도 덩달아 좋아했다.
-가을에 강한 이유는?
조금 더 재밌다. 그리고 즐겨야 한다는 마음이다. 내일, 다음주가 있는 시합이 아니니까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야구장에 나와있는 자체가 좋고 재밌다. 시합을 뛰든, 안뛰든 재미가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특별히 뭘 보여줘야겠다는 부담은 없는데, 주위에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힘든 시즌을 보냈는데, 홈런으로 답답함이 해소됐을가.
해소라기보다, 2군에서 힘든 적도 많았지만 나 스스로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붙잡았다. 참고 하다보니 엔트리에 들어오게 됐고, 찬스도 걸렸고, 결과도 매우 좋게 나왔다. 어디서 하든 같은 야구니까. 살다보니 이런 일이 있나 생각이 든다.
-엔트리 탈락도 예상해봤나.
엔트리에 들어오기까지 5~6개월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사실 엔트리에 들 생각을 하기 쉽지는 않았다. 엔트리에 못들어도 내 스스로 위로를 하려고 했다.
-후배들에게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면.
단기전이고 중요한 경기니 자기도 모르게 쓸 데 없는 힘이 들어간다. 자신은 절대 못느낀다. 포스트시즌은 사람도 많고 시끄러워 멍하다. 플레이 할 때 평소와 비교해 천천히, 한 템포 쉬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는 세게 돌렸다고 하면, 포스트시즌에는 반에 반의 힘으로만 돌려도 충분한데 힘이 들어가니 역효과가 난다. 내가 해결 못하면 뒤 타자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굳이 본인이 해결하려고 안했으면 한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는데.
절대 흥분하면 안된다. 흥분하면 힘이 들어가고, 감정적으로 변해 차분함이 사라진다. 경기 중 미팅을 해 차분하게, 냉정하게 하자고 얘기했다. 내가 더그아웃에서 할 수 있는 게 그런거니까. 끝나고 나서는 분위기가 다시 잘 잡혔다. 내일 후배들이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0년대 후반 왕조 시절과 비교한다면.
멤버들이 다 바뀌었다. 그 때는 지나간 추억이다. 자라나는 후배들이 있다. 그 후배들이 왕조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면 된다.
-플레이오프 역사에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시합을 많이 뛰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인 것 같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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