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서 실망감이 들었다."
7개월 만에 골맛을 본 박주영(서울)의 말이다.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4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답답한 흐름이었다.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결정력이 부족했다. 서울은 앞서 치른 전남, 제주전에서 무득점 경기를 펼쳤다.
지지부진한 공격의 마침표를 찍은 것은 박주영이었다. 후반 12분 윤주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박주영은 후반 38분 선제골을 꽂아 넣었다.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로써 박주영은 지난 3월 11일 강원전 이후 무려 7개월 만에 골맛을 봤다.
경기 뒤 박주영은 "하위스플릿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밖에서 볼 때보다 선수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서울은 올 시즌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플릿제도 도입 후 줄곧 '윗물'에 위치했던 서울은 처음으로 하위스플릿으로 주저앉았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물론이고 그라운드 밖 잡음도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박주영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언으로 논란을 빗은 바 있다. 지난달에는 SNS를 통해 '올 시즌 단 하루도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훈련을 쉰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7월 22일 이후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부상 여파라는 보도에 대한 적극적 해명이었다. 하지만 시각에 따라 자칫 1군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은 벤치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박주영은 "(1군 경기에 나오지 못한 것은) 내 실력이 부족해서다. 선택은 온전히 감독님이 한 것이다. 다만, 팀이 힘들 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선수로서 실망감이 들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는 것이 어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암에서는 팬들께서 선수들에게 항상 많은 응원을 해준다. 그렇기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선수들이 최악의 상황(2부 강등)을 맞지 않도록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함께 위기에서 탈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