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4차전) 이기는 팀에 좋은 비가 되는 것 아니겠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취소 결정 후 한 말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이 비로 순연됐다. 하루 전부터 많은 비가 예보돼, 이 비가 어떤 팀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지 손익 계산에 분주했다. 양팀 모두 장단점이 명확히 있다.
당초 전력, 체력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두산의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SK가 훨씬 유리해졌다. 2승1패로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SK 입장에서는 4차전까지 기세를 몰아가고 싶었을텐데, 비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건 아쉬운 부분이다. 김광현-이영하 선발 매치업이 김광현-조쉬 린드블럼으로 바뀐 것도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SK는 비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휴식 시간을 벌 수 있는 건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 특히, 김태훈이 어제(3차전) 많이 던졌다.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그가 휴식을 취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했다. 김태훈은 3차전에서 35개의 공을 던졌다. 4차전 연투가 힘든 상황이었다. 손 혁 투수코치는 "5일을 쉰 선발 김광현이 하루 더 쉬는 것도 무조건 좋다. 공에 힘이 더 붙을 수 있다"고 했다. 투수 박종훈은 "플레이오프부터 힘들게 경기를 했기에 이쯤에서는 '좀 쉬자'라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두산 김 감독은 우천 취소 득실에 대해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맞섰다. 김 감독은 "내일 이기는 팀에 좋은 비"라고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그러면서 선발을 이영하에서 조쉬 린드블럼으로 교체했다. 4차전에서 패하면 1승3패로 몰리는만큼,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꺼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이다.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린드블럼을 투입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두산의 승리 확률도 올라가는 일이니 두산에 나쁠 게 없다. 만약 4차전에서 2-2 동점을 만들면 5차전 세스 후랭코프로 흐름을 가져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상대는 켈리-김광현을 모두 썼기에 박종훈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한 불펜도 매우 불안한 상황인데, 4차전 이영하가 린드블럼 뒤 불펜으로 대기할 수 있는 점도 두산에는 호재다.
물론, 두산도 린드블럼 카드가 실패하면 아예 희망이 사라져 버린다. 또 성공한다 하더라도 6, 7차전에서 두 외국인 투수를 기용할 수 없으니 불리하게 보여질 수 있다. 마지막 7차전에 가서, 두 외국인 투수가 투혼을 발휘해준다면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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