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정까지 터지며 우승하면 얼마나 좋을까.
SK 와이번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2패 우위에 서있다. 12일부터 이틀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6, 7차전 중 1경기만 잡으면 대망의 우승이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힘겹게 치러 절대적으로 불리할 거라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잘 싸우고 있는데,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 간판타자 최 정의 부진이다. 팔꿈치 통증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에 결장한 최 정은 나머지 4경기 13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타점, 볼넷은 1개도 없고, 삼진은 6개를 당했다. 그 와중에 사구는 3개나 맞았다. 4차전에서 1개를 맞으며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 타이가 됐고, 5차전 세스 후랭코프에게 2번 사구를 맞아 자신의 기록을 경신중이다. 홈런, 결승타 등으로 기사가 나와야 하는데, 사구로만 기사가 보도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SK는 전 선수가 똘똘 뭉쳐 강팀 두산을 이겨내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 모두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베테랑 김강민과 박정권이 플레이오프에 이어 노련미를 발휘하고 있고, 최 정의 빈 자리를 제이미 로맥, 이재원이 채워주고 있다. 41홈런 타자 한동민도 타율 1할8푼8리로 부진하기는 하지만, 1차전 결정적인 홈런을 때리는 등 그나마 자신의 지분을 남겼다. 김성현, 박승욱 등 하위 타순 선수들의 활약도 SK에는 큰 힘이다.
딱 1명, 이제 최 정만 남았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는 연속 홈런을 날리며 가을의 주인공이 되는 듯 싶었으나 이후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한국시리즈에서의 스윙을 보면,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 컨택트가 돼야 장타가 나오는데, 전혀 컨택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중요한 타구를 날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마음만 앞서니 상대 유인구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트레이 힐만 감독은 간판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있다. 인터뷰에서도 늘 "언젠가는 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SK는 강승호, 나주환 등 3루 대체 자원들이 넘친다. 실제 1차전 최 정을 빼고 강승호를 3루에 투입해 승리하기도 했다.
팀으로서도 간판 타자 최 정이 마지막 결정적인 타구를 날리며 우승을 확정짓는 그림을 꿈꾼다. 마지막 우승 순간의 가치가 달라진다. 아직 야구 할 날이 많은 선수 입장에서도 가을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 9회 2사 상황 부진하던 넥센 박병호가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터뜨리자 "역시 스타는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최 정도 그와 같은 장면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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