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짜여진 극본 같았다. 김광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김광현이 마지막 주인공이 됐다.
SK 와이번스가 2018 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SK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5대4로 신승하고 시리즈를 4승2패로 마무리했다.
말로는 어떻게 설명하기 힘든,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양팀 모두 내일이 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0-3으로 밀리던 두산이 3-3 동점을 만들고 8회 4-3으로 역전시킨 후 9회 조쉬 린드블럼을 등판시켜 경기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최 정이 9회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SK는 13회초 한동민이 유희관을 상대로 그림같은 솔로포를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그리고 홈런이 터진 후 불펜에서는 김광현이 몸을 풀었다.
사실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의 6차전 등판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4차전 선발로 나서 90개의 공을 던지고 단 이틀을 쉰 상황.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광현의 등판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특별한 상황에 투입될 수는 있지만, 경기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 등판 여부에 'Doubtful'이라는 단어를 썼다. 선수 출전 여부와 관련해 힐만 감독이 이 단어를 쓰면, 그 선수는 거의 안나온다고 보면 된다. 힐만 감독이 말하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은 경기가 연장까지 갔을 때 정말 던질 투수가 없거나 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SK는 김광현이 나오기 전까지 선발 메릴 켈리부터 문승원까지 6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사실상 필승조로 여겨지는 투수들이 총출동했고, 7차전에 가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문승원까지 나온 총력전이었다. 마지막 김광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첫 타자 백민기를 2루 직선타,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박건우를 잡아내고 포효했다. 2010년, 8년 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마지막을 지켰던 것처럼 SK 마운드의 마지막은 김광현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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