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연장 13회 대접전 끝에 5대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V4'를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 힐만 감독을 필두로 한 선수단과 염경엽 단장이 이끄는 구단 프런트는 하나같이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은 잠시다. 우승 뒤에는 다시 새롭게 시작될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그게 강팀의 기본 자세다. 특히 SK는 커다란 숙제부터 풀어야 할 처지다. 부임 2년만에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 팀을 이끌어 갈 '포스트 힐만',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상당히 어려운 숙제지만, 의외로 해답이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야구계에서는 염경엽 현 단장이 '차기 감독 0순위'라는 소문이 이미 오래 전부터 돌았다. 사실 '염경엽 SK 감독설'의 기원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시즌을 끝으로 넥센 히어로즈와 감독 계약이 만료된 염 단장의 다음 행선지가 'SK 감독실'이라는 말이 야구계에 퍼졌다. 실제로 시즌 종료 후 SK의 옷을 입긴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감독'이 아닌 '단장'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SK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힐만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서 당시 야구계 일각에서는 이런 인사의 배경을 SK 구단과 염 단장이 너무 널리 퍼진 소문을 의식해 일단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어쨌든 2017시즌부터 출범한 '단장 염경엽-감독 힐만'의 동행은 꽤 성공적이었다. SK는 2017시즌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올해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감한 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연이어 통과하며 팀의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프런트와 현장의 호흡이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예정된 이별의 시간은 찾아왔다. SK는 지난 10월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했지만, 힐만 감독은 미국에 있는 모친의 병환이 걱정된다며 이를 고사했다. 결국 SK는 우승 직후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시금 염 단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SK 류준열 사장은 지난 10월 중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나아가는 방향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한다"면서 "염경엽 단장도 (감독)후보 중 1명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염 단장도 본인이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지만, "아니다"라고 부정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염경엽 SK 감독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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