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골키퍼 구도는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다.
조현우(대구) 김승규(비셀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트로이카 체제다. 9월 A매치에서 조현우가 다치며 송범근(전북)이 대체 선수로 발탁된 적이 있지만, 골키퍼 삼각 구도는 이미 확정된 분위기다. 정성룡(가와사키) 권순태(가시마) 등도 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는 세 선수가 자리잡았다. 아시안컵 엔트리에도 이들 모두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주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4번의 평가전에서 세 선수를 골고루 기용했다. 김승규가 코스타리카(2대0 승), 우루과이(2대1 승)전에, 김진현이 칠레(0대0 무)전에, 조현우가 파나마(2대2 무)전에 선발로 나섰다. 벤투 감독의 첫번째 시험무대인 아시안컵에서도 로테이션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때문에 이번 호주 원정은 주전을 정하는 마지막 테스트무대다.
사실 선방 능력 자체는 세 선수 모두 큰 차이가 없다. 조현우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통해 스타 골키퍼로 떠올랐지만, 민첩함, 경기를 읽는 눈, 공중볼 처리 능력 등 '손'으로 하는 능력은 김승규나 김진현도 밀리지 않는다. 김승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김진현도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결국 차이는 '발'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알려진 대로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한다. 뒤에서부터 차근히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빌드업의 시작은 수비수가 아니다. 현대축구는 후방 빌드업의 개념이 업그레이드되며 골키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필드 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기술과 패싱력이 필요하다. 독일과 바이에른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는 '손' 못지 않은 '발' 능력을 앞세워 세계 최고의 골키퍼 반열에 올랐다.
벤투호 역시 골키퍼를 활용한 빌드업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현우 김승규 김진현, 세 명의 골키퍼는 모두 발에 약점을 갖고 있다. 발기술이 좋다고 알려진 김진현은 칠레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며 여러차례 킥 미스를 보였다. 조현우의 경우, 본인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킥에 약점을 보인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선방쇼에 가려졌지만, 부정확한 킥으로 역습 흐름을 끊었다. 그나마 김승규가 안정된 모습이지만, 벤투 감독의 성에 차는 수준은 아니다.
벤투호는 이번 호주 원정에서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으로 플랜B를 가동할 예정이다. 골키퍼는 예외다.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고돼 있다. 손 못지 않게 발을 잘 쓰는 사람이 넘버1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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