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정을 진행 중인 3기 '벤투호'에는 '뉴페이스'들이 여럿 있다.
기존 주전급 해외파에 대한 배려와 부상 이탈자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탁된 선수들이다. 그동안 축적한 '인재풀'을 테스트 하겠다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의중이 담겨 있다.
돌아온 이청용(보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경원(톈진)을 비롯,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나상호(광주) 김정민(리퍼링) 이유현(전남)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에게는 '기회'였다. 첫 무대가 17일 가진 호주와의 친선경기(1대1 무)였다. 주세종(아산)과 정승현(가시마) 이진현(포항)도 벤투 감독 앞에서 처음 뛴 '뉴페이스' 그룹에 속했다.
'벤투호' 뉴페이스들의 첫 실험 무대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 베테랑은 희비가 엇갈렸고 후배들은 시간이 부족했다. 내년 아시안컵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인 셈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부활기를 맞았다는 평가에 걸맞게 베테랑다웠다. 손흥민의 자리(왼쪽 윙어)를 대신한 그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왕성한 활동폭과 볼 소유로 종전 좋았던 때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이 상대의 강한 압박에 밀려 뒷걸음질 칠 때 후방 깊숙이 수비 가담하는 등 노련미가 인상적이었다.
기성용-정우영을 대신해 황인범과 호흡을 맞춘 구자철은 '불운'에 또 울었다. 지난 10월 급성 신우신염으로 '벤투호' 승선을 이번으로 미뤘는데 전반 44분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경기 초반 상대의 강한 압박에 기존 기성용-정우영 콤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비 가담에서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많았던 터라 부상 아웃은 더 아쉬웠다.
당초 3기 '벤투호'에 뽑히지 않았다가 정우영의 부상으로 급히 수혈된 주세종은 이번에 '대체 전문'이란 말을 또 한번 들었다. 이전 A대표팀 발탁에서 이른바 '땜질용'으로 선발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구자철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주세종은 상대의 압박 강도를 무력화하는 데 더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덕분에 한국의 빌드업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예리한 킥 솜씨는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국내 팬들에겐 쾌감을 선물했다. 지난 9월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소집 때 부름 받았지만 '벤치워머'에 그쳤던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데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반면 다른 뉴페이스들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추가시간(총 3분)이던 후반 46분 투입된 김정민을 비롯해 정승현(후반 40분 투입), 이진현(후반 36분 투입)은 사실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은 시간에 강렬한 '한방'으로 인상을 남길 위치나 역할이 아니었다.
후반 24분 문선민을 대신한 K리그2 득점왕 나상호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부여받았다. 문선민 못지 않은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였지만 눈길을 끌 만한 장면은 없었다. 호주전 출전시간 부족이 아니라 '벤투호'에서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축구인은 "나상호 같은 선수는 기본적으로 재능을 갖춘 한국축구의 미래에 희망적인 요소다. 긴 안목으로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경원 이유현 박지수(경남)는 출전 기회를 아직 얻지 못했다. 오는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아시안컵이 다가올 수록 '옥석고르기'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벤투호'. 뉴페이스들의 여정은 그만큼 험난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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