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조우진이 시나리오 선택 기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 극중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은 조우진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로 관객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킨 조우진. 그는 이후 tvN 드라마 '도깨비', 영화 '더 킹'(2016), '남한산성'(2017), '강철비'(2017), '1987'(2017)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놀라운 캐릭터 변신을 선보이며 충무로에서 가장 믿음직한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매번 관객들에게 최고의 연기를 선사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아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재정부 차관은 국가부도를 막기 위한 컨트롤 타워의 실질적 주도권을 쥐고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 시간이 흐를수록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되는 경제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발빠르게 IMF와 협상을 추진하려 한다. 조우진은 재정부 차관이라는 인물을 통해 권력을 앞세운 위력, 상대를 몰아붙이는 날카로움으로 극의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이날 조우진은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시나리오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은 하지 않는다. 배우의 본능은 늘 옷을 갈아 입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런 역할이니까 다음에는 이런 역할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 그리고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아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어진 작품에 대한 소신은 변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이는 조우진, 그는 다작을 하면서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작년에 그런 고민을 했다. 작년에 개봉한 작품 수가 꽤 많았으니까. 주변에서 무슨 작품하니 라는 질문 보다는 너 몇 개하니 라는 질문을 많이 하셨다"고 고민했던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만 조우진이라는 배우가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사무실에서 회의할 때도 조우진이라는 식당의 메뉴판을 만들자고 생각하자라는 말을 했다. 주변에서 골라서 해야되지 않냐는 말도 하시긴 하는데, 하지만 제가 지금부터 그런 고민을 해야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부도의 날'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