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시작부터 특별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의 산물인 AR 게임은 현실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리얼할 수 있다는 상상력에서 이야기의 막을 올린 만큼 지금껏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스토리라인과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은 것. 스페인과 이슬람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그라나다의 광장 한가운데서 21세기의 패셔너블한 차림새로 15세기 즈음의 무기인 검을 뽑아 든 유진우(현빈)와 그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AR 게임은 보는 이를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마법'처럼 매혹적이었던 스토리는 게임 속에서 진우에게 패배한 형석이 실제로도 죽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변주를 시작했다. 완벽한 CG로 구현된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를 넘어 게임과 현실 사이의 기묘한 연결고리가 무엇일지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한 것. 또한, 죽은 형석이 게임 속 NPC(Non-player Character, 유저에게 퀘스트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가상의 캐릭터)로 부활해 진우의 적으로 등장, 그의 공격이 진우에게 실제의 고통을 남긴다는 반전은 마법 같던 게임이 단번에 믿을 수 없는 '악몽'으로 변해 조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아름답게만 들렸던 클래식 명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기타 선율이 안방극장을 긴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즈음 드라마는 색다른 개념을 내놓았다. 더 이상 도망칠 힘도, 도망갈 곳도 없는 진우를 구원한 '장애물' 정희주(박신혜). 게임 세계에 속한 형석의 칼날은 현실에 발을 딛고 선 희주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그녀를 '방패'로 진우는 목숨을 구했다. 로맨틱한 구원 서사로 묶인 마법 커플에게 게임 서스펜스를 관통하는 '운명'이 발동된 이 장면은 단연코 시청자들이 가장 뜨겁게 열광했던 순간이었다.
"스트레스성 피해망상"으로 치부됐던 진우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방법 역시 특별했다. 정훈(민진웅)이 게임 속에서 진우와 동맹을 맺은 후 형석의 NPC를 보게 되면서 지금까지 일어난 기묘한 일들이 진우의 망상이 아닌 현실임을 알림과 동시에 동맹으로 묶인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감을 높인 것.
이렇듯 매회 예상을 뛰어넘는 특별한 상상력으로 "언제나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전개가 놀랍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지난 23일 방송된 8회 말미에서 또 한 번 안방극장에 전율을 일으켰다. 실종인지 잠적인지 그 행방을 알 수 없는 세주를 추적하던 진우가 레벨 90에 도달한 순간, 저 멀리 하늘에서 매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레벨 90 이상의 유저만 볼 수 있는 특수 아이템인 <시타델의 매>가 진우에게 전달한 것은 "master(마스터)의 전령", 어딘가에 살아있을 세주가 보낸 메시지였다. "놀랍다"는 표현이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 끝없는 상상력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게임과 현실, 악몽과 운명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특별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매주 토, 일 밤 9시 tvN 방송.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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