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누구나 갖고 싶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돈',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하는 '돈'을 둘러싼 여러 인간 군상을 담아낸 색다른 오락 영화 '돈'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돈'(박누리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11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제작보고회에는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박누리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하루 평균 거래 대금 7조원이 오가는 곳.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움직이는 '돈'의 메카이자 영화 속 소재이자 배경인 여의도. 연출과 각본을 맡은 박누리 감독은 약 1년간 여의도 증권가로 매일 같이 출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주식 브로커, 펀드 매니저 등 여의도와 증권가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군의 전, 현직 사람들을 취재하며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살렸다.생생한 시나리오는 믿음직한 배우들에 의해 영화로 옮겨졌다. 영화 '더킹' '택시운전사' '독전' '뺑반' 까지 또래 배우들 중 가장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류준열은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맡았다. 67회차 중 60회차를 출연하며 영화의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로 존재감을 보여줬던 유지태는 베일에 싸인 작전의 설계자 번호표 역을 맡았다. 큰 돈을 제시하는 천사와, 돈의 의지가 삶의 의지가 되어버린 악마의 무서움까지 실감나게 전달할 예정.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들어선 조우진은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았다. 지난 해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에서 권력을 움켜쥐려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아 긴장감을 조성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협박과 공감, 작전과 인간적 호소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로 다시 한번 관객을 놀라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박누리 감독은 "돈이라는게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괴로움이 되지 않나. 돈에는 인생에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돈에 대한 생각이 모두가 다른 것처럼 다른 것처럼 우리 작품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고 있다. 돈이 소재이면서 주제이기도 하고 주인공 이기도 하다"고 작품에 대해서 설명했다.류준열은 '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가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돈'이라는 것 자체에 각자의 철학이 있지 않나. 조일현이라는 인물이 저와의 공감대도 있었다. 그래서 딱 이 캐릭터를 해야겠다 싶었다. 담고자하는 이야기,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많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청춘의 군상을 연기한 류준열. 이번 작품에서는 증권가의 신입 사원을 연기하게 된 그는 "청춘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놓치고 싶지도 않다. 계속 청춘으로 살고 싶다"며 "극중 일현은 평범하게 살다가 취준생을 보내고 회사에 입사했다. 목표가 부자이고 부자가 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그 과정이 잘 표현된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의도 증권사 골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다. 카드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직장 생활의 패턴을 짧게나마 경험해본적이 있어서 일현의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의 매력을 강조한 유지태는 "시나리오가 첫 번째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배우들도 좋고 스태프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번호표'라는 역할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번호표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대해 "돈이 잘 쓰면 좋지만 잘못쓰면 피폐해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극중 번호표는 그런 양면성을 잘 표현된 캐릭터이다. 번호표라는 캐릭터는 조금 덜 드러나는게 캐릭터를 표현하는게 걸맞는 것 같아서 감독님께 신을 줄여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이전 작품에서도 악역을 연기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적이 있어서 기시감을 지우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수많은 영화 속에 전형적인 악역이 등장하지만, 그걸 그렇게만 표현하면 정형적인 캐릭터가 되는거고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하면 새로운 캐릭터가 된다고 생각했다. 극장에서 한번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유지태는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류준열에 대해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소셜포비아'를 보고 정말 저런 친구를 어디서 데리고 왔지 싶었다"고 입을 연 유지태는 "이후 작품에서도 자신을 변주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궁금한 친구였다. 현장에서 보니 정말 바른 생활 사나이더라. 재치도 있고 선배들 스태프들에게도 정말 잘하더라. 앞으로 더욱 더 기대가 되는 배우다. 지금도 잘되고 있는 배우지만 앞으로 거목이 될 배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우진 역시 류준열, 유지태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의 매력을 강조했다. "시나리오 속의 인물들이 돈을 바라보는 행동과 성격이 모두 다르다. 그 인물들이 부딪히면서 발현되는 장르적 쾌감이 매력적이었다"고 입을 뗀 조우진은 "그런 작품에 일조하고 싶었다. 그리고 류준열, 유지태씨와 함께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캐릭터에 대해 "금융감독원에서 사냥개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번호표를 추적하다가 일현이라는 신입 브로커에게 그의 존재를 감지하고 일현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쫓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국가부도의 날'에 이어 공무원을 연기하게 된 조우진은 "가방끈과는 상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신체의 많은 부분을 위협 받을 정도로 얄미운 캐릭터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다소 인간적인 인물이다. 우직하게 자신의 의지를 밀고 나가는 캐릭터다"고 덧붙였다.영화 '더킹'에 이어 '돈', 올해 개봉하는 '전투'까지 세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류준열과 조우진. 두 사람은 서로의 연기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류준열은 "'내부자들'을 보고 이미 선배님의 연기에 대해서 감탄했다. '더킹'에서는 마주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돈'에서는 호흡을 맞추고 깜짝 놀랐다. 선배님이 먼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어떤 연기를 할지 먼저 물어봐주시고 제가 거기에 대답하고 그런 순간들이 정말 따뜻했다. 선배님들과 연기는 항상 어려운데, 그런 부분에서 정말 잘 맞았다. '전투'에서도 정말 잘맞았다.우진이 형을 여러번 만나는게 정말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우진은 "저는 준열씨 처음 만났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굉장히 싱그럽다. 그리고 정말 연기자로서 모범적이고 치열하게 현장에서 소통을 하려는 훌륭한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힘을 얻었다"며 "'돈'과 '전투'로 호흡을 많이 나눠 봤는데, 호흡에 있어서는 정말 찰떡같은 호흡이 발휘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돈'은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2), '남자가 사랑할 때'(2013) 등의 조감독을 맡은 바 있는 박누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김재영, 원진아 등이 출연한다. 오는 3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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