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마운드 최대 고민은 선발이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팀 전력의 뼈대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수년째 지속되는 투수난으로 5선발까지 제대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팀은 거의 없다. 시즌 개막은 5명으로 시작해도 5월이 오기 전에 한두명은 구멍이 생긴다. 5선발과 불펜 롱릴리프 요원은 교집합에 가깝다.
지난해 리그 불펜 1위였던 한화는 타선 강화와 함께 선발진 구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용덕 감독의 마음속에는 5인 선발이 거의 확정적이다.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채드 벨, 김재영 박주홍 등 4인은 확정이다. 김민우 장민재 김성훈 김범수 등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 한 감독은 "마음으로는 어느 정도 정했지만 발표는 뒤에 할 것"이라고 했다.
선발 후보 중 가장 앞서 있는 이는 김민우 박주홍 김범수다. 셋 중 한명만 잠재력을 폭발시켜도 한화로선 성공이다. 이들 외에 장민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유틸리티 맨이고, 김성훈은 구종만 추가하면 대성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이들 외에 박윤철 등 눈여겨 볼 신인도 있다.
김민우와 박주홍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수업 중이다. 김범수는 캠프에서 몸을 만들다 옆구리 통증으로 2군 캠프(일본 고치)로 이동한 상태다.
김민우는 지난해 사실상 선발 첫해를 맞아 23경기에서 5승9패,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했다. 어깨부상 재활여파로 4년간 부침을 겪었다.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99⅓이닝을 던지며 귀한 경험을 쌓았다. 이번 캠프에서는 2월 11일 주니치 드래곤즈(1군)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동안 5안타(2홈런) 4실점한 데 이어 3월 2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3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아직 140km대 초반이지만 점차 상승중이다.
박주홍은 지난해 고졸 신인으로 2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8.68을 기록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데 이어 올시즌 한화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캠프에서는 두 차례 등판했다. 2월 11일 주니치전에서는 김민우 다음으로 올라와 2이닝 동안 6안타92홈런) 7실점(3자책), 2월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민우는 다양한 구종과 밸런스가 좋을 때 뿜어내는 직구 구위가 장점이다. 박주홍은 좌완에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 김범수는 재활중이지만 한용덕 감독이 일찌감치 눈여겨본 좌완 파이어볼러다. 김범수는 시속 150km대를 던질 수 있는 '싸움닭' 좌완이다. 장점이 분명하다.
올시즌 한화 선발진은 외국인 두명을 제외하면 자리 이동이 다소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승 투수가 한명이라도 출현한다면 마운드 지형은 확 달라질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