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타이밍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역전 흐름을 차단한 마운드행에서 사실상 승부는 KIA 타이거즈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이날 승부처는 KIA가 4-0으로 앞선 7회 말이었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조 윌랜드가 7회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필승조 고영창에게 넘겼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김상수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1점을 허용한 고영창은 후속 구자욱을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지만 KIA 중견수 제레미 해즐베이커가 어이없이 놓치고 말았다.
1사 주자 만루, 상황은 급박해졌다. 적시타 한 개면 분위기가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타순은 클린업 트리오로 연결됐다.
이 상황에서 김 감독이 타임을 불러 직접 마운드로 향했다. 역시 투수 고영창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고영창은 지난달 28일 한화전에서도 1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괴물 루키' 김기훈의 역사적인 승리를 날린 적이 있다. 야수 실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헌데 김 감독은 고영창과 포수 김민식만이 아닌 김주찬 안치홍 최원준 김선빈 등 내야수를 모두 불러모았다. 그리고 '원팀'을 바랐다. 공은 고영창이 던지지만 상황이 펼쳐졌을 때 내야수들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수비를 펼쳐줘야 한다는 걸 주문했다. "당시 김 감독님께서 고영창에게 동료들을 믿고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고 주문하셨다"는 것이 KIA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한 마디에 불안했던 고영창은 냉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땅볼유도 황태자'답게 이원석에게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고영창은 "감독님의 한 마디에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마운드행은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서 이뤄졌다. 결과적이지만 상대의 역전 흐름을 차단한 강력한 한 방이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고, 운명의 여신은 김 감독을 향해 웃음을 보였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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