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기겠다고 했다. 베테랑 선수들도 중용할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 대행은 후반기의 문을 열면서 두 가지 방침을 내걸었다. 선수 스스로 풀어 나가는 자율 야구와 베테랑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울 뜻을 드러냈다.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친 뒤 단장-감독 동반 사퇴라는 변수에 맞닥뜨린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공 감독 대행이 밝힌 이 방침의 속내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자율 야구'는 선수단 역량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공 감독 대행은 "(취임 후) 선수들이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며 "분위기를 바꿀 마음이 있다면 그라운드 안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해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선수들 스스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시간을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베테랑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롯데는 전반기 동안 지난해 맹활약했던 채태인, 이병규, 손승락 등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부상으로 활약도가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량 뿐만 아니라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던게 사실. 공 감독 대행은 "고참 선수들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고참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가지 방침 모두 궁극적인 방향은 '성과'에 맞춰져 있다. 공평하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성과도 증명해야 함을 뜻한다. 후반기 반등을 넘어 새 시즌 가능성까지 찾아야 하는 롯데에겐 기존 선수들의 자리를 보전해줄 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 결국 후반기 초반 자율과 베테랑 중용의 방침을 세웠지만, 그에 맞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백업-신예들에게 차례로 기회가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리빌딩으로 방향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 감독 대행이 "선수들에게 '플레이 하나하나를 의식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말도 했다"고 밝힌 부분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롯데는 후반기 첫 경기였던 26일 SK 와이번스전에서 6대8로 패했다. 2-8까지 뒤진 8회말부터 4점을 따라붙어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이날 역시 폭투-실책으로 흐름을 넘겨주는 모습을 드러냈다. 자율과 경험에 방점을 찍은 공 감독 대행이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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