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은 송은범 영입 하루 뒤인 29일 "시즌 중간에 야수는 주전급을 데려올 수 없지만, 투수는 포인트마다 필요한 선수가 있다. 추가적으로 (트레이드를)시도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고 했다. 마운드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협상을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LG는 지난 28일 밤 한화 이글스에 신정락을 내주고 송은범을 영입했다. LG 입장에서는 '필승조 충원'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담긴 트레이드다. 최근 정우영이 피로 누적으로 어깨에 염증이 생겨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불펜 보강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차 단장은 "우영이는 큰 부상은 아니다. 염증이 생긴 것인데, 푹 쉬면 괜찮아진다고 한다.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불펜진 보강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LG의 입장이다. LG가 올시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사실 원투 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맹활약, 그리고 이들을 뒷받치는 불펜진의 호투라고 봐야 한다. 윌슨과 켈리는 지난 27일과 28일 수원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나란히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LG에서 외국인 투수 듀오가 동반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건 2015년 헨리 소사(10승12패)-루카스 하렐(10승11패) 이후 4년 만이다. 물론 기록으로 들여다 본 투구 내용은 윌슨-켈리가 압도적이다.
차 단장은 "(윌슨과 켈리)둘이 서로 도와주려고 하니까 잘 안될 수가 있나. 동료들도 다 좋아한다. 아무래도 동료들이 도와주려고 하는데 본인들도 좋을 수 밖에 없다"면서 "144경기 체제에서 투수는 많이 있을수록 좋다. 다다익선이다. 이들이 6~7회를 던지는데 여유가 있으면 5회만 던지고 빼줄 필요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윌슨과 켈리 등 선발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불펜진 구축을 위해 이번에 송은범을 영입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퀄리티스타트 부문서 두 투수는 똑같이 17개로 공동 선두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윌슨이 13번, 켈리가 7번. 평균자책점은 윌슨 3위(2.42), 켈리가 5위(2.71)에 올라 있다. 윌슨과 켈리가 지금까지 보여준 투구 내용을 보면 7월말 10승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빈약한 타선 지원, 불펜 불안 탓이다.
그렇다고 LG 불펜이 허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27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좋다. 블론세이브도 9개로 SK 와이번스 다음으로 적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의 분업 효율성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송은범과 같은 투수가 필요하다. 윌슨과 켈리의 승수 추가에도 가속도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은범은 30일 잠실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부터 LG 불펜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정우영이 빠진 LG의 승리 계투조는 현재 진해수 문광은 고우석인데, 송은범이 합류해 일정 몫을 담당하게 된다. 2003년 데뷔한 송은범은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에 이어 LG가 자신이 네 번째로 몸담는 팀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