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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세련된 신파♥"…'변신' 배성우, 소녀감성 충만한 팔색조 명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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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뻔한 신파보다 세련된 신파로 관객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김홍선 감독, 다나크리에이티브 제작)에서 강구(성동일)의 동생이자 구마사제 중수를 연기한 배우 배성우(47). 그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변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지금껏 한국 공포 영화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신선한 스토리로 올여름 극장가를 가장 뜨겁게 달굴 공포 기대작 '변신'. 진짜 악마의 존재를 계속해서 변주한 '변신'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손에 진땀을 쥐게 만들며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 극강의 공포를 선사한다. 올해 가장 섬뜩한 공포 영화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변신'은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드러낸 김홍선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충무로 일당백 배우들이 가세해 눈길을 끈다.

특히 '변신'을 통해 첫 구마사제 연기에 도전한 배성우는 영화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의 강동원,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김남길, 영화 '사자'(19, 김주환 감독)의 박서준과 다른 차별화된 구마사제로 눈도장을 찍는다. 영화 '더 킹'(17, 한재림 감독) 두 얼굴의 검사 양동철, '안시성'(18, 김광식 감독)의 든든한 부관 추수지, tvN 드라마 '라이브'의 휴머니스트 오양촌까지 매 작품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배성우는 '변신'에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구마사제 중수로 완벽 변신해 지금껏 선보인 연기 결과 전혀 다른 캐릭터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변신'을 통해 첫 주연 타이틀을 맡게 된 배성우는 "전에는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감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제(12일)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니 나니 부담감이 커졌다. 그 전에 인터뷰 때도 이야기를 했는데 '변신'은 완전히 혼자 끌어가는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끌어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내 몫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에서 내가 맡은 연기 분량만 보는 게 아니라 모든 걸 다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어렵더라. 연출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역시 어려운 일 같다. 내 재능이 뒤받쳐줄지 모르겠다. 요즘 배우들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기획에 참여도 하지 않나? 영화를 하다 보니 단순히 가서 연기하는 것보다 같이 만들어 가는 거로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 '변신' 때도 그랬고 지금 촬영 중인 '출장수사'(박철환 감독)는 더 많이 아이디어를 내고 있어 연기 외적인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포 장르임에도 남다른 팀워크가 형성됐다는 '변신'. 이와 관련해 배성우는 "'변신' 팀 분위기가 같이 술 먹고 놀자는 식은 아니었다. 주로 나와 성동일 선배만 마실 때가 많았다. 영화 분위기상 촬영장에서 너무 웃고 떠들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지 않았나? 그렇지만 배우들이 촬영할 때 쉬는 공간에서 여유를 찾으려고 했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화목한 가족처럼 가벼운 웃음과 따뜻함이 쉬는 중간 많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변신'은 찰랑찰랑한 분위기였다"고 웃었다.

그는 "나는 주로 라틴어 대사 때문에 구석에서 대사를 외울 때가 많았다. 라틴어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됐는데 몇몇 장면은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라틴어를 해야 해서 라틴어 문자를 하나하나 외워야 했다. 계속 끊임없이 반복해서 외웠다. 너무 안 외워져서 지칠 때쯤 꿈에서 내가 라틴어를 공부하더라. 꿈에서도 외웠는데 이후 촬영에서 단번에 외워졌다.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배성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성동일은 배성우의 눈빛 연기와 상대의 연기 호흡 덕분에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배성우는 "이번 작품에서 가족 이야기 때문에 짠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겐 공포이기도 하지만 휴머니즘 장르의 영화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흔히 신파 내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반대다. 세련된 신파는 관객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동안 세련되지 않게 관객의 눈물을 짜내 신파라는 이야기를 들은 작품도 있었는데 우리 영화도 가족 소재로 인해 몇몇 장면은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과연 이 대목이 관객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나도 궁금하다. 개인적인 바람은 배우가 울면 관객도 같이 울어주길 바란다. 특히 '변신'은 뻔한 공포 영화의 엔딩이 아니기 때문에 기대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파 장르를 좋아한다는 배성우는 "'어바웃 타임'(13,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게 신파라고 구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세련된 신파였다. 잠깐 휴식기에 카페에서 혼자 이어폰을 귀에 꽂고 휴대전화로 '어바웃 타임'을 봤다. 생각도 못 했는데 너무 슬퍼서 카페에서 오열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휴대전화를 보면서 펑펑 울고 있으니까 한 남성 팬이 내 테이블에 쪽지를 올려놓고 간 적도 있다. '배성우 씨 팬이라 사인받고 싶었는데 울고 계셔서 사인 이야기를 못 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때 겨우 눈물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왔다"고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한 "옛말에 남자는 세 번 운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안 믿는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사소한 일에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감성이라는 게 남자도 꽤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신파 장르를 높게 사고 싶다"고 답했다.

유독 가족에 대한 드라마에 공감을 많이 느꼈다는 배성우는 "그렇다고 가정을 꾸리고 결혼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것은 아니다. 물론 결혼 생각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자세하게 생각을 안 해봤다. 사회 전체가 결혼에 냉소적이지 않나? 나도 어느새 동조를 어느 정도 하게 되더라. 비혼주의자는 아니고 단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많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독신들이 이야기하기를 혼자가 편해진다고 하지 않나? 이제는 결혼이라는 자체가 이런 이유로 더 까다롭게 다가오는 것 같더라. 주변에서 많이 만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지금은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동일 선배는 내 주위에 결혼하라고 하는 몇 안 되는 분이다. 너무 가정적이다. 가볍게 봤을 때 성동일 선배는 연기와 술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굉장히 가정적이다. 술을 마실 때도 집에서 마시고 항상 가족 이야기를 많이 한다. 늘 연기 이야기하고 가족 이야기가 대부분이다"고 답했다.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등이 가세했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