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정지우(51) 감독이 배우 김고은(28)에 대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레트로 감성 멜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무비락·정지우필름·필름봉옥 제작)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 그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유열의 음악앨범'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 10월 1일 시작, 2007년 4월 15일까지 KBS Cool FM을 통해 13년간 방송된 동명의 라디오를 배경으로 그 시절 소중했던 추억과 가슴 아픈 첫사랑,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곡들을 다룬 정통 멜로다. 기적처럼 마주치며 시작된 인연이 우연처럼 어긋나면서 애틋하게 사랑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스토리로 늦여름 극장을 찾은 정지우 감독은 '사랑니'(05) 이후 14년 만에 정통 멜로에 도전, 특유의 농밀하고 섬세한 감정선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유열의 음악앨범'은 신승훈, 이소라, 핑클, 루스드폴 등 1990년대부터 2000년대 많은 인기를 받았던 대중가요는 물론 제과점, 라디오, PC통신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과 기억을 상기시키는 추억의 명곡과 소품으로 가득 채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정해인과 김고은의 탄탄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2017년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이루지 못한 첫사랑으로 짧지만 굵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닿을 듯 닿지 않는 엇갈리는 인연의 그 여자 미수와 다가가도 다가갈 수 없었던 엇갈리는 인연의 그 남자 현우로 또 한 번 케미스트리를 발산, 국보급 멜로 커플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
무엇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정지우 감독과 김고은의 7년 만에 재회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지우 감독은 '은교'(12)를 통해 김고은을 발탁한바, '은교'로 화려하게 데뷔한 김고은은 이후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매력을 전하며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 김고은에겐 지금의 김고은을 만든 은인 중 하나다.
이날 정지우 감독은 김고은과 재회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감독으로도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김고은의 처음을 함께했고 이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내 작품이긴 하지만 김고은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면서 보게 됐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는 "내가 '유열의 음악앨범'을 촬영하면서 김고은에게 놀란 순간이 많은데 그 중 은자(김국희) 언니의 딸(심달기)을 혼내고 난 뒤 수제비를 먹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김고은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나이 이상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은교' 당시 여고생,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의 모습이었고 지금은 성숙한 커리어우먼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됐다. 김고은은 감독이 원해서 만든 장면이 아니라 자신의 연기적인 감각으로 기대 이상의 장면을 뽑아냈다. 내가 조금 기다리고 있으면 원하는 장면을 알아서 훌쩍 해내는 노련한 배우로 성장했다"고 웃었다.
이어 "김고은의 데뷔작을 함께한 감독으로 이런 성장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자부심도 크다. 지금 내 욕심으로는 김고은과 어느 순간 또 한 번 영화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 김고은도 나도 정말 잘 살아 좋은 영화를 다시 한번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김고은, 정해인, 박해준, 김국희, 정유진 등이 가세했고 '침묵' '4등'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