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19년 기해년,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만든 신드롬으로 행복했던 한국 영화. 2020년 경자년 새해에도 '봉드롬(봉준호 신드롬)'은 계속될 전망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새해 벽두 한국 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의 문을 두드린다. 첫 수상 낭보에 기대감이 넘친다.
'기생충'은 지난해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국내에서는 제40회 청룡영화상 작품·감독상 포함 5관왕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수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끝이 아니다. '기생충'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5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한국 영화 최초 외국어 영화·각본·감독상 후보로 지명됐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린다. 다른 작품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이미지가 '기생충'에 큰 호감 이미지를 만들어줬고, '기생충'이 선보인 탄탄한 스토리와 메시지,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도 흠이 없다. 외신들도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기생충'이 수상을 할 경우 13일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이날 부문별 후보작(자)을 공개한다.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등 본상에서도 몇개 부문에 후보를 배출할지 관심이다.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감독들이 연이어 '기생충'에 대한 극찬을 SNS에 올리고 있고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까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언급하며 아카데미 행을 응원하고 있다. 여기에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자를 예측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들도 '기생충'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예측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기생충'은 주요 부문 5위권 내 이름을 올리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백인들의 잔치'로 불릴 만큼 백인 남성 중심 보수적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영화상을 제외한 다른 주요 부문에서는 '기생충'의 수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심상치 않게 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아카데미 시상식 91년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