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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카타르시스 엔딩→윤시윤의 확장..'싸패다', 의미있는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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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신선한 설정, 코믹과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연출로 시작해 윤시윤의 '확장'이라는 결과를 낳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9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극본, 이종재 최영수 연출) 최종회에서는 육동식(윤시윤)이 육탄전 끝에 진짜 싸이코패스인 서인우(박성훈)를 제압하며 자신의 누명을 벗고 그의 범행을 만천하에 드러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육동식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릴러 작가로 데뷔했으며 심보경(정인선)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수사 촉을 발판으로 프로파일러로 거듭났다.

이때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던 서인우는 긴 잠에서 깨어나 복수를 위해 육동식을 찾았지만, 육동식과 심보경은 이미 서인우가 찾아올 것을 예상하고 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에 교도소에 수감돼 최약체의 피식자로 전락한 서인우의 모습이 그려지며 통쾌함을 선사했다. 또 방송 말미 자신이 바랐던 모습대로 살아가며 환상의 수사 파트너로 거듭난 육동식과 심보경의 모습이 담기며 행복한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세상 제일의 호구가 희대의 연쇄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진다는 참신한 설정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이후 정체 착각에 빠진 '세젤호구' 육동식의 변화와 그로인해 바뀌어가는 상황들이 담기며 호기심을 자극했던 바 있다. 또 동식을 자신과 같은 포식자로 오인하고 호감으로 다가서는 서인우의 모습과 스릴러 영화 속 인물에 빙의해 '착각 살인마'로서의 행보를 펼친 육동식의 모습 등 코믹과 서스펜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상황들이 그려져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특히 이는 이를 만들어낸 연출의 힘이 뒷받침이 됐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과정들이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줬다는 점에서도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색다른 가치를 증명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현실 우리'같은 모습의 육동식의 반전 활약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완벽하게 불러온 것. 상사의 갑질과 약삭빠른 동기들에게 치이면서도 움츠러드는 '을 중의 을'이던 육동식이 '생각의 차이가 삶을 바꾼다'는 말처럼 자신이 포식자라는 착가에 빠진 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 시청자들도 환호했다. 구박하던 상사에게 반격하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타진하는 모습 등이 통쾌함을 안긴 것. 기억을 되찾은 뒤에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육동식의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중반부 다소 답답한 전개가 이어졌음에도 이를 자신만의 시원함으로 이끌고 간 이가 바로 육동식을 맡은 윤시윤이었다. '세젤호구'를 시작으로 용감한 육동식으로 거듭나기까지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여준 윤시윤의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다. 싹싹한 동네 경찰에서 프로파일러로 성장한 정인선의 활약도 남달랐다. 게다가 '장고래'의 순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은 박성훈도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평균 시청률 2%대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지만, 새로운 장르로의 개척과 배우들의 도전이라는 의미있는 경험이 남았다. 권선징악 엔딩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후속으로는 고수, 이성민, 심은경 주연의 '머니게임'이 전파를 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