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솔직히 아직 많이 아쉬워요. 잠도 못자고, 심지어 잠 잘 때도 자꾸 생각해요"
사라진 올림픽 출전 기회. 소속팀에 복귀한 남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늘이 있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끈 남자 대표팀은 지난 7일부터 중국 장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에 출전했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선전하며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준결승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란을 만났고 풀세트 혈투 끝에 2대3으로 패했다. 마지막 3세트 점수 차는 단 2점 차였다. 우승팀 1팀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이 준결승 문턱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대표팀은 13일 쓸쓸하게 귀국했다. 같은날 태국에서 귀국한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분위기는 대조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남자 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부드러웠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신영석은 귀국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의 평균 나이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편이었다. 우리는 하지 못했지만, 세대 교체가 더 늦어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팀을 이끌었던 임도헌 감독도 마찬가지로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소속팀 복귀 후에도 미련은 남아있었다. 귀국 이튿날인 14일 대한항공에 복귀해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 한선수는 "솔직히 아직도 많이 아쉽고, 잠도 잘 못잔다. 자꾸 생각난다. 아직 벗어나지를 못했다. 마지막 1포인트 차이로 진다는 게 너무 아쉽다. 선수들 다 같이 열심히 준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대표팀에 소집된 기간에는 V리그도 챙겨보지 않을만큼 올림픽이라는 목표에 매달려있었다. 한선수는 "대표팀에 있을 때는 대한항공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예선전만 생각했다. 돌아와서 다시 내 역할을 하는데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한선수 뿐만은 아니다.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각팀 코칭스태프, 동료들까지 한국 남자 배구의 선전을 기원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도 "이란이 준비를 많이 했더라. 한국이 올림픽에 가지 못해 아쉽다. 많이 아쉬웠던 예선전"이라고 곱씹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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