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넣은 골 말하는 거요? 놓친 골 말하는 거요?"
17일(한국시각) 애스턴빌라전(3대2승) 직후 '멀티골의 주인공' 손흥민의 인터뷰 현장에 난입(?)한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의 조크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아시아 선수 최초의 50골 고지를 넘어선 손흥민 인터뷰 현장에 쓱 끼어들었다. 기자가 골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넣은 골 아니면 놓친 골?"이라는 농담을 던진 후 장난기 넘치는 미소와 함께 주먹으로 손흥민의 볼을 쓱 치고 유유히 사라졌다. 짜릿한 2골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수많은 찬스를 놓친 부분에 대한, 무리뉴다운 농담이다.
이날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토트넘은 고전했다. 토트넘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전반 4분 뼈아픈 자책골을 넣고, 전반 27분 짜릿한 발리 동점골로 해결하며 1-1로 팽팽하던 전반 막판, 손흥민이 베르흐베인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레이나 골키퍼에게 방향을 읽혔다. 그러나 손흥민은 실축 직후 빛의 속도로 쇄도해 세컨드볼을 밀어넣으며 기어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실수를 만회했다.
후반 8분만에 세트피스에서 엥겔스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주며 2-2가 됐다. 손흥민의 분투가 계속됐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수비수를 제친 뒤 날린 슈팅이 레이나에게 막혔다. 후반 25분 오리에의 크로스에 이은 베르흐베인의 슈팅, 이어진 손흥민의 슈팅이 또다시 레이나에게 막혔다. 후반 39분 손흥민이 작심하고 찬 왼발 슈팅마저 수비에 막혔다. 결정적인 찬스를 연거푸 날렸다. 무리뉴 감독의 이날 조크는 수많은 찬스를 놓친 장면에 대한 것이다.
후반 추가시간,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폭풍질주가 시작됐다. 엥겔스가 걷어내지 못하고 놓친 볼을 잡아채 이를 악물고 문전으로 쇄도했다. 상대 골키퍼의 위치를 읽어낸 후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밀어내며 구석을 노려찬 볼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손흥민의 커리어 첫 5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8-9호골, 시즌 15-16호골,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50-51호골이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50골 고지를 넘어섰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승점40, 리그 5위에 올라섰다. 18일 맨유전을 앞둔 4위 첼시(승점 41)를 승점 1점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리뉴 감독은 "실수가 많았다. 실수로 인해 좋지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환상적인 멘탈리티와 뛰어난 인성, 이기고자 하는 욕구, 환상적인 축구를 보여줬다"고 총평한 후 수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마무리짓지 못한 장면들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늘 경기는 내가 토트넘에 온 이후 가장 많은 찬스를 창출한 경기였다. 골을 넣을 기회가 정말 많았다. 우연히 온 찬스뿐 아니라 우리가 정말 잘 빌드업해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축구를 통한 찬스가 많았다"면서 "그래서 나는 오늘 원정 승리가 분명 아주아주 기쁘긴 하지만 2-2 이후 특히 후반에 우리가 너무나 많은 찬스를 놓친 부분은 아쉽다. 94분에 나온 한골로 마무리한 부분은 너무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최근 5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그러나 최고의 폼은 아니라'는 지적에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모우라의 문제는 매경기 90분을 쉼없이 계속 뛰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만약 이들의 연료가 바닥을 드러낼 경우 우리는 정말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선수들의 퀄리티는 정말 환상적이다. 팀을 향한 태도 역시 믿을 수 없이 대단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활약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해리 케인 없는 팀은 분명 어려움이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당연한 어려움이다. 하지만 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또다른 축구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는 찬스를 만들어내고 골을 넣고 이를 통해 순위표에서 우리 스스로 더 좋은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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