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추일승 감독님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
김병철 고양 오리온 감독대행이 굳은 각오를 마음에 새겼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19일 오리온은 추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을 알렸다. 추 감독은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오리온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1경기에서 12승29패를 기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중 갑작스러운 사령탑 부재.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이제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김 대행 역시 마찬가지다. 종전까지 추 감독 곁에서 팀을 이끌었던 김 대행은 '감독대행' 자격으로 벤치에 앉는다. 오리온은 김 대행 체제로 새 틀을 마련한다. 그는 지난 1997년 오리온 창단 때 입단해 14년 간 활약한 스타플레이어다. 김 코치의 등번호 10번은 오리온에서 영구결번 됐다. 은퇴 뒤에는 오리온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김 대행은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앞이 캄캄하다. 그동안 추 감독님께서 이런저런 가르침을 많이 주셨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행과 추 감독의 인연은 특별하다. 둘은 스승과 제자로 만나 감독과 코치로 동행하게 됐다. 그는 2013년부터 추 감독 밑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아왔다. 김 대행은 "추 감독님은 나를 지도자로 키워주신 정말 감사한 분이다. 감독님이 떠나신다는 얘기를 들으니 지난 8년이 파노라마처럼 쓱 지나간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떠나는 추 감독 역시 마음이 좋지 않다. 후배에게 짐만 남기고 간 것 같아 마음이 쓰이는 것. 김 대행은 "추 감독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너에게 무거운 짐을 줘 미안하다. 하지만 네 스타일에 변화한 모습까지 맞추면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네가 잘 해야 나도 경기를 보러 올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감독님께서 체육관에 경기를 보러 오실 수 있도록 잘 하겠다. 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 대행은 26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대행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어떻게 분위기를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힘을 빼고 여유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이승현과 장재석이 대표팀에 차출된 관계로 호흡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들 간절함과 열정이 있다. 앞만 보고 가겠다. 추 감독님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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