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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포커스]열만 나도 훈련 중단, 17일 실행위 개막 논의 가능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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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선수 하나가 열만 나도 1,2군 훈련이 전면 중단 된다. 심지어 같은 비행기에 탔던 구단도 올스톱이다.

그만큼 전염성과 전염의 여파가 큰 질환, 코로나19다. 이 정도 예민한 상황에서 과연 2020년 프로야구 개막 논의는 가능이나 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각 구단 단장 협의체인 실행위원회를 열어 개막 일정을 논의한다. 여러가지 분위기 상 아직까지 개막 일정을 구체화 하기는 시기상조가 될 전망이다.

16일 키움 히어로즈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코로나19 의심 선수가 나오면서 예정된 1군과 퓨처스 선수단의 훈련을 모두 취소했다. 퓨처스 소속 선수 한 명이 오전 고양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 입장 시 발열 체크 과정에서 고열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38.3도의 고열이 발견된 이 선수는 곧바로 인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의심 증상에 1군과 퓨처스 선수단 전원이 긴장했다. 구단은 곧바로 예정된 훈련을 취소했다.

강력한 예방 차원이었다. 키움 1군과 퓨처스 선수단은 지난 10일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캠프 막판 1군과 퓨처스팀이 함께 연습경기를 치렀고, 같은 비행기로 입국했다. 고척돔 대관 문제로 지난 13~14일 1군 선수들은 고양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퓨처스 팀과 훈련 시간대가 달랐지만,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1군도 즉각 훈련을 취소했다. 이날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선수단에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선수 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귀가했다.

키움 관계자는 "오전에 퓨처스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빠르게 훈련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선수들을 격리시켰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 이후 취재진에게 고척돔을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일찌감치 취소됐다. 검진 결과를 떠나 18일까지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직원들과 선수들은 자가 격리로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 관계자는 "검진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향후 일정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프런트 직원들도 조심스럽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17일 열리는 KBO 실행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조치다.

이 소식에 두산 베어스도 난리가 났다. 2군 선수단이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키움 1,2군과 합동으로 전세기에 탑승해 지난 10일 귀국했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비행기에 탔던 선수 가운데 일부가 16일 잠실구장에 나와 청백전을 치르고 있는 상태였다. 두산 구단은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 경기 직후 훈련 중단이 확정, 발표됐다. 1,2군 모든 선수들은 곧바로 귀가해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이날 경기 후 예정돼 있었던 추가 훈련 일정도 취소됐고, 17일 청백전 역시 잠정 취소됐다. 자칫 사태가 커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대처였다.

프로야구 종사자 모두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키움의 해당 선수 확진 여부와 별도로 이번 사건은 단 한명의 의심 환자 발생 조차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1군은 물론 2군에서라도 단 한명의 선수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리그는 바로 중단될 수 밖에 없다. 단체 규모가 크고 공을 매개로 상대팀과 교류하는 야구단의 특성상 해당 구단은 물론, 상대팀 선수들의 격리도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라는 결정이 내려진 상황.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계를 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팬데믹 전개 양상도 심상치 않다.

17일 실행위에서는 조심스레 개막 일정을 모색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키움 선수의 해프닝 속에 구체적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안갯속 프로야구 개막 일정, 언제쯤 윤곽을 드러낼까.

시계 제로, 속절 없는 시간만 흐른다. 야구계 종사자들과 야구팬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